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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포장테이프 퇴출에 소비자 “헷갈리네”

시민들 “취지 공감하지만 불편” 장바구니·비닐봉투 챙겨오기도

작성일 : 2020-01-02 17:29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새해 첫 날부터 대형마트 자율 포장대에서 포장테이프와 비닐 끈 제공이 중단되며 시민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지난해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시즌2’에 마트가 다시 한 번 앞장서자 학습효과 때문인지 상당수 시민들은 다소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일단 제도 취지에는 공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2일 오후,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포장테이프를 없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전북 전주시내 주요 대형마트를 찾았다. 세 곳 모두 자율포장대에서 포장테이프와 비닐 끈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식료품 등을 잔뜩 산 젊은 부부는 자율포장대 앞에서 잠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종이박스를 접었다 펼쳤다, 물건을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는 남편 뒤에서 아이를 힘겹게 안고 있는 아내는 채근이다. 결국 비슷한 크기의 박스를 겹겹이 접어 담기 시작한 남자는 “습관처럼 박스를 대충 접어 뒤집고 보니 테이프가 없더라”며 “앞으로는 장바구니를 챙기든지 카트를 하나 사든지 해야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테트리스’ 잘 해야죠 뭐”. 20대 청년이 바닥을 엇갈려 접어 공간이 뚫린 박스 중앙 부위를 보며 말했다. 최대한 무게 중심이 박스 가장자리로 가도록 담겠다는 것.

 

“뉴스에도 계속 나오고 전부터 여기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어서 알고 있었다”는 50대 남자는 익숙한 듯 종이박스를 접어 가벼운 상품들은 넣고, 무거운 것들은 한 손에 받쳐 쥐고 떠났다.

 

 

한 40대 여성은 소스 등 유리병에 담긴 제품을 상자에 담다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래 들고 가다 밑으로 쏙 빠져 깨져버리면 어떡하나”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많은 양이나 무거운 상품을 구매한 경우 테이프나 끈이 없으면 종이박스가 고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개인용 카트나 장바구니를 사용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

 

마트 관계자는 “작년에 비닐봉투 제공 금지할 때도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한동안 지속됐다”며 “이번 조치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각 마트는 대여용 장바구니 사용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트마다 3000~4000원 가량 보증금을 내고 장바구니를 빌려 쓴 후, 반납할 때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 대여용 장바구니의 경우 57L용량에 약20kg까지 담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조치를 통해 무겁고 부피가 큰 상품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배달 서비스 이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트나 장보러 나올 때 무엇인가를 ‘챙겨 나오는 것’을 귀찮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은 개인용 카트나 장바구니 사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 함께, 제대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도 자체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마트 사용자들에게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포장테이프 사용을 금지시키면서 ‘원플러스원’ 행사 등 묶음상품에는 여전히 테이프가 남용되고 있는 점에 대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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