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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건물번호판’ 도입 10년… 실효성 의문

별도 제작비용·시간 소요 탓, 부착율 1%대 그쳐

작성일 : 2018-10-11 17:11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자율형 건물번호판’이 낮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어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전국 건물번호판 622만여 개 중 자율형 건물번호판은 8만여 개로, 전체의 1.2% 수준이다.

 

정부가 수 년 째 자율형 건물번호판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초라한 수치다. 건물 특성과 디자인에 어울리는 건물번호판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비용과 시간소요 등의 이유로 건물주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건물번호판은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알리기 위해 제작·설치하는 표지판으로, 재질과 크기·색채 등이 정해진 표준형과 자체적인 디자인 적용이 가능한 자율형으로 나뉜다.

 

자율형 건물번호판을 권장하는 쪽은 표준형 건물번호판의 획일성을 지적하며 다양한 건물 디자인이나 색상과 어우러지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주소 등 위치정보를 알려주는 안내판 본래 기능에 충실하면 그만’이라는 입장과 ‘자율형 건물번호판 별도 제작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목소리가 양립하고 있다.

 

 

   

 

전북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자율형 건물번호판 이용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건물주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비용이나 시간 문제도 있겠지만 대다수가 표준형 건물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주 중에는 오히려 도드라지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굳이 표준형을 두고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자율형 건물번호판이 확산되려면 번호판 제작업체도 지금보다는 더 다양화되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협회 측에 따르면 현재 전북 전주시내에서 건물번호판을 제작하는 업체는 두 곳에 불과하다.

 

간판 등 건물번호판 제작을 하고 있는 153광고기획 관계자는 “지금도 많은 비율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문의나 신청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며 “아직 건물번호판 10개 중 자율형은 1개도 채 안된다”고 밝혔다.

 

자율형 건물번호판 신청은 건축주들이 주변 건물 등을 보고 괜찮은 디자인의 건물번호판을 사진으로 찍어 업체로 보내주면 제작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업체 측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에 대해 “단순히 어느 쪽이 더 비싸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최소 크기 이외 큰 제약이 없는 자율형 건물번호판 특성 상 크기와 재질에 따라 비용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표준형은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나오지만 자율형은 제작시간이 좀 더 소요되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정부가 각 건축사협회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한편, 2016년 설치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난해부터 ‘아름다운 건물번호판 공모전’을 실시해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자율형 설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제도 연착륙은 여전히 난망이다.

 

또한 지자체별로도 청사를 비롯해 공공기관부터 자율형 설치에 앞장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분위기가 마뜩잖다. 관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계속 ‘강권’하는 듯 한 모양새가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보다 전문적인 디자인 설계를 거쳐 역사적 유례가 깊은 지역이나 특색있는 관광지 주변 건물 등에 한해 시행을 넓혀가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행안부는 자율형 건물번호판으로 인해 건물과 조화로운 디자인을 이룰 뿐만 아니라 지역 개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아울러 건축 인·허가시 자율형 건물번호판 설치를 적극 권장하는 한편,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양한 사례 홍보를 통해 설치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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