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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헬멧’ 의무착용, 시민들은 “글쎄..?”

오는 28일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안전이냐·편의냐…

작성일 : 2018-09-07 16:48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자전거 안전모 착용 의무화를 앞두고 곳곳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오는 28일 이후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됨에 따라 자전거를 탈 때 안전모를 착용하는 것이 ‘의무’가 된다. 이를 두고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도 비용이나 외관상 문제로 착용하는 시민이 많지 않은데다 의무화가 되더라도 단속이나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개정안 시행을 20여일 앞둔 7일 오전, 전북 전주시내 한 자전거용품 매장. 이곳의 대표는 실생활에 밀접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시행이 코 앞 인데도 안전모 착용 의무화 소식을 모르는 시민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수리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한 20대 직장인 여성 역시 “헬멧을 의무로 써야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30분 거리 일터를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하고 있다는 그녀는 “온 김에 헬멧이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보고 가야겠다”며 매장 한 켠에 안전모가 비치된 곳으로 발을 옮겼다.

 

매장 대표는 “자전거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하는 분들은 안전모를 구매 하는 것에도 크게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이 넘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프레임부터 안장, 브레이크 등 여러 가지 안전 요소들을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안전모 착용 의무화를 찬성하는 쪽은 ‘안전’에 방점을 찍는다. 별다른 안전장구 없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하게 되면 머리나 얼굴에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예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최근 발표한 ‘자전거 교통사고의 특성 분석’을 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일어난 자전거 교통사고는 2만8739건으로, 이중 사망자는 540명, 부상자는 3만 357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전거 승차중 사망자 가운데 안전모 착용자는 11.6%에 불과했다.

 

‘찬성파’들은 지금은 당연시되는 자동차 안전벨트도 90년대 의무화 초반에는 많은 시민들이 낯설어했다는 점을 들며 자전거 안전모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습관적으로 착용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쪽은 이번 개정안이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속도를 즐기는 동호회나 일부 ‘라이더’이외에 짧은 거리를 갈 때 생활형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개정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골목길에서도 안전모를 써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때문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도에 한해 헬멧 착용을 의무화 하자는 목소리가 공감을 얻고 있다. 인도나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등은 대체로 단거리 이용자가 많고 빠른 속도를 내기 어려운 점을 들어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를 내는 이용자에게 착용 의무를 한정하자는 의견이다.

 

 

서울시 등 공공자전거를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자전거 관리도 쉽지 않은데 안전모까지 비치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추가 예산을 투입해 안전모를 구매하고 보관함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가뜩이나 착용을 꺼려하는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이 쓰던 안전모를 ‘공유’하면서까지 과연 자전거를 이용하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4일부터 한 달간 ‘공공자전거 사용 시에도 의무적으로 헬멧을 착용해야 하나’라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7일 현재 반대가 85%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안전모 구매 비용과 외관상 보여지는 부분도 착용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공공기관에서 저렴하게 안전모를 보급해주거나 무상 공급해달라는 요구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안전모 구입비 지원에 나서는 곳도 있지만 얼마나 착용률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는 개정안 시행에 앞서 지난 7월부터 공공자전거 이용자에게 안전모를 무료로 빌려주는 시범 사업을 운영했지만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은 이용자 1605명 중 45명, 3%에 그쳤다.

 

굳이 착용을 강제하기 보다는 안정성을 홍보하고 자발적으로 쓰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자전거도로 등 인프라 확충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전모 착용이 이미 벌어진 사고 이후의 ‘부상 최소화’를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자전거 사고 발생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는 복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으로 각 지자체들이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며 애써 끌어올린 자전거 이용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일본이나 서유럽 등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나라에서도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곳은 드물다”며 “앞으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저해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정과는 별도로 종전부터 진행해왔던 자전거 안전을 위한 홍보와 계도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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