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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신중년’취업 늘린다는데… 갈 곳이 없다

55세 이상 구직자들, 취업현장선 선택 폭 좁아

작성일 : 2018-09-05 06:34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정부가 중장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취업 현장과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중장년 일자리 확충안’을 발표하고 고용지원금을 비롯해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들은 중장년층내에서도 ‘젊은’ 구직자를 선호하고 있어 55세 이상 구직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적다는 지적이다.

 

4일 오후, ‘중장년·시니어 일자리박람회’가 열린 전북 전주시 화산체육관. 행사장 입구 가운데 마련된 구인공고판 앞은 구직자들로 빼곡하다.

 

대기업 출신이라는 50대 후반의 A씨는 옆구리에 선물상자를 끼고 있었다. 박람회에서 4회 이상 면접을 본 구직자에게 주는 이벤트 선물이었다. A씨는 지난 세 달간 10군데 이상 이력서를 냈다. 이날은 완주 봉동에 있는 농기계 공장의 도장직, 프레스공장 용접직 등에 면접을 봤다.

 

관련 경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A씨는 “군산GM공장에서 도장도 해보고 QC(품질확인)파트에도 있었다”고 답했다. 32년간 몸 담았던 공장을 희망퇴직으로 나왔던 A씨는 이날 공장 동료 7명을 포함해 다른 구직자 20여명과 함께 군산고용센터에서 대절한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

 

7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던 A씨지만 이날 면접 본 곳은 모두 연봉 2000만원이 채 안 되는 일자리였다. A씨와 함께 온 동료 B씨도 “이력서에 ‘군산GM’을 보고는 이 연봉 받고 일할 수 있겠느냐, 기숙사 생활은 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하더라”며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애초에 버스타고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고 대답했다.

 

 

C씨(65)는 단순 생산직 채용부스를 둘러보고 있었다. 서울에서 의류가방 수출업체 영업상무를 하다 부인의 건강치료차 전주로 온지 2년 된 C씨는 대만, 터키, 홍콩 등지에 수출 업무를 하다 경기가 좋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는 “이 나이에 내가 많은 급여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적당한 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며 경비직 채용부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D씨(58) 역시 “돈을 많이 바라지 않지만 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며 “공장에서 용접일을 40년 가까이 했는데 정식으로 배우질 못해 자격증이 없는데 뽑아줄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좋지 않아 1년을 쉬었는데 아무래도 우리세대는 이력서를 컴퓨터보다는 직접 펜으로 쓰는 것이 익숙하다”며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람회에서는 1:1 컨설팅을 비롯해 건강관리, 이력서 상담도 진행하고 있었다.

 

E씨(62)는 신문사 판매국에서 지국 관리를 했다. 정년퇴직 후 조경학교를 다니고 건설회사에서 몇 년을 더 일했다. E씨는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까 건강에 무리 안가는 선에서 찾겠지만 몸쓰는 일도 주간 근무라면 도전해볼 생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E씨는 “오늘 마땅한 곳을 찾지는 못했지만 꼭 여기서 취직이 되지 않더라도 정보도 얻고 구직시장 돌아가는 것도 볼 수 있어 좋다”며 취업박람회가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F씨(58)는 만두공장 생산직, 아파트 경비직 세 곳에 면접을 봤다. F씨는 “이것도 연령제한 없는 곳을 겨우 찾아서 본 것”이라고 말했다. 구인 공고에는 표기하지 않았지만 업체들이 50세 이하, 55세 이하 등 제한을 두고 면접을 본다는 말이었다. F씨는 “우리 나이대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푸념했다. F씨는 55세 이상 등록할 수 있는 ‘고령자 인재 은행’을 통해 경비직 등 구직 추천 메시지를 받고 있다. “메시지가 올 때 마다 이력서를 내고 지원했지만 경비도 경쟁력이 쎄져서 연락이 한 군데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거나 퇴직 후 노후를 준비하는 50대~60대 세대는 지난해 기준 137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5%, 생산가능인구의 30%이상을 차지한다.

 

빨라진 퇴직 시기와 늘어난 기대 수명에 대비해 정부는 앞서 이들을 ‘신중년’이라 지칭하고 작년부터 재취업, 창업, 귀농 등 ‘신중년 인생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구직난과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과 청년층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중장년층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한편, 전라북도와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50개 기업이 참가해 250명 가량 구인에 나서며, 이중 80%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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