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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8만 명 찾는 전북산림박물관, ‘허술한’ 손님맞이

가을 성수기 특별운영 기간에도 곳곳 누수·고장시설 수개월째 방치

작성일 : 2018-10-24 17:11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전라북도 산림박물관이 고장시설과 비가 새는 곳을 방치하고 있어 가을철 손님맞이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전북도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전북산림박물관의 문제점을 개선해 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민원인은 해당 게시글에서 “아이가 좋아해 종종 박물관을 찾는데 몇 년째 전자기기 다수가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며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24일 오전 산림박물관. 등산복 차림의 단체 방문객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관람객들은 박물관 부지에 들어서자마자 ‘고장’ 딱지를 맞닥뜨린다. 남자화장실 세 칸 중 두 칸에 ‘고장’ 표시가 붙어있다.

 

안내 데스크 앞에 있는 관람안내 키오스크 기계는 화면이 꺼져 있다. 터치를 해도 작동이 되질 않는다.

 

로비에서 1전시실로 진입하는 벽 ‘숲으로의 초대’ 문구 아래 부착된 모니터 중 중앙에 위치한 것은 수리나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 영상이 절반 가까이 뭉개져 송출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시실 내부는 조명이 꺼져 있는 곳이 몇 군데 눈에 띈다. 동일한 전시관 내에서도 어느 곳은 불이 켜져 있고 어느 곳은 꺼져 있다. 터치하거나 동작을 인식시켜 작동하는 모니터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지만, 작동을 하지 않는 모니터도 있다.

 

 

한지 관련 소품 등을 전시하고 있는 코너에는 설명 표지가 거꾸로 떨어져 있기도 하다.

 

2층 영상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안전 펜스로 막혀 있다. 천장에서 비가 새는지 임시방편으로 비닐을 길게 늘어뜨려 플라스틱 통을 빗물받이로 받쳐 놓았다.

 

계단뿐만 아니라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까지 사용이 불가능한 모습이다. 때문에 리프트에도 ‘고장 수리 중’이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영상관 앞에 있어야 할 자료검색 기계 4개는 한쪽 구석진 곳으로 물러나있다. 모두 사용을 하지 않는 상태다.

 

 

 

시설물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지난 2015년에도 한 차례 전북도에 제기된 바 있다. 그동안 조명과 모니터 등 일부 교체가 이루어진 듯 하지만, 보수가 필요해 보이는 곳이 여전히 눈에 들어온다.

 

전북 순창군 복흥면에 자리 잡고 있는 산림박물관은 연 평균 관람객 18만 명, 단풍철인 요즘 같은 날에는 하루 1700명에서 1800명이 찾는 곳이다.

 

산림박물관은 가을 성수기를 맞아 지난 15일부터 내달 18일까지 5주간 ‘가을 단풍철 맞이 특별 개관’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측에 관람객이 몰리는 시기에도 수리나 교체를 하지 않고 치워버리거나 방치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원체 건물이 노후돼 보수가 필요한 곳이 여러 군데고, 무엇보다 관련 예산이 연초부터 집행되다 보니 하반기에 발생한 누수에 대한 보수가 내년으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전북산림박물관은 지난 2002년 3월 공식 개관해 건물을 지은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관계자는 “주차장 보수부터 보도블럭 교체 등 손 볼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라며 “오래되다 보니 고장 나고 깨지는 부분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 순차적으로 보수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수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8월 이후 빗물이 새기 시작해 우선 빗물받이를 설치를 해놓았다”며 “비가 새는 곳이 그 곳 뿐만 아니라 몇 군데가 더 있어 내년에 박물관 외부에 전체적인 누수방지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는 이상이 없는데 위에서 빗방울이 떨어져서 사용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명에 대한 부분도 해명했다. 전시실 내외를 수시로 확인을 하고는 있지만 박물관 내 설치된 조명은 20여종 1700여개 넘어 종류, 색상, 케이스 등을 맞춰서 구매와 교체까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시설물 관리에 대한 애로사항도 토로했다. 그는 “학생들이나 어린아이들이 가만히 두질 않는다”며 “체험물이나 시설물을 발로 차거나 던져 깨지고 부숴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내년에는 산림박물관 보완·조성 사업비가 더 확충돼서 시설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후화된 시설과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시급성과 우선순위를 따져 순차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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