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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지장(韓紙匠)들 “판로 확보가 문제…”

전통한지 복원·계승 위해선 닥나무 등 원료 수급·장인 육성 목소리도

작성일 : 2019-04-17 17:53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만들어서 팔리기만 하면 괜찮지, 안 팔리니까 문제지”

 

전북 전주한지 장인들이 전통한지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서는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주시 한옥마을에서 만난 강갑석 한지장(66)은 “우리네들이 이걸 업(業)으로 삼고 하는 것은 앞으로 길어 봐야 10년”이라고 내다봤다.

 

강 한지장은 “전통한지가 수입품과 비교했을 때 단가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며 “한지 만드는 사람들이 조합도 만들고 팔복동으로 공장 이전도 했지만 판로가 없다보니 여러 부침들을 겪고 지금은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도 남아있는 사람들은 소규모 작업을 조금씩 하다가말다가, 쉬었다가 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한 기술을 10년, 20년 이상 가진 사람에게 자동적으로 장인의 지위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구매해주는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전통한지 장려를 위해선 우선 ‘팔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 한지장은 “ 일회성이나 단기적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 보존과 지역문화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야 배운 게 이거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지만…”이라며 말을 삼켰다.

 

<뚜껑이 있어 물을 받아 가둬서 뜨는 쌍발지. 그림그리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외발지로 뜬 한지. 섬유질이 우물정자 형태로, 쌍발지로 뜬 것보다 크기가 작고 질기다.>

 

한지공장이 모여 있는 팔복동. 김천종 한지장(71)이 한지를 뜨는 곳이다. 그는 쌍발지 통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

 

“다른 지원은 바라지 않고 우리는 판로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김 한지장이 손을 닦으며 말했다. 속칭 ‘돈벌이’가 돼야 후계자도 생기지 않겠냐는 말이었다.

 

그가 대뜸 공장 한 켠에 자리 잡은 방을 보라며 문을 열어 제쳤다. 한지가 사람 키 높이만큼 빼곡 빼곡 들어차있다. 모두 재고다. 그는 “2층에 이보다 더 많이 쌓여있다”며 “합치면 억 단위가 넘을 것”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닥나무를 쪄서 껍질을 손으로 벗겨내고 말리고 양잿물에 삶고 헹구고 표백하고 다시 헹구고 말린 후에 잡티를 걸러내고 물기를 제거하고 풀어헤치고 건조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한지 만드는 과정이다. 장인의 설명을 줄이고 줄인 것이다. 종이 한장을 만드는데 100번의 손길을 거친다 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전지 한 장에 얇은 것은 3000원, 좀 두꺼운 것은 3500원, 서울서 소매로 팔 때는 5000원을 겨우 받는다고 한다.

 

김 한지징은 아들과도 몇 번 작업을 같이 해봤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이 안하려고 하더라, 힘드니까”라며 “더구나 겨울에는 찬물에 손 담그고 작업하는 것이 힘들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우리 같은 옛날 사람들이나 그 고생을 하지…”라고 말했다.

 

두 한지 장인이 내뱉는 푸념이 닮아있다.

 

<한지 원료로 쓰이는 닥나무, 경북 예천산이다>

 

<한지공장에 쌓여있는 재고들>

 

 

 

한편, 전통한지 복원과 계승을 위해 닥나무 등 원료 수급과 장인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김남규 의원(송천1,2동)은 "한지 장인의 맥이 끊길 위기"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장인 육성의 필요성과 함께, 한지의 핵심원료인 물과 닥나무의 중요성 등을 언급하며 "전주시가 추진하는 전통한지 복원 사업에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자문을 충분히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통한지 제조공장 설계 단계 등에서 자문단 보충과 함께 책임 있는 감독제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주시는 지난 2016년 전통한지 문화 보존과 계승을 지원하기 위한 ‘전주시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당시 지자체가 한지 장인 선정과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든 것은 처음으로, 시는 이듬해 전주 한지장인 4명을 지정했다.

 

시는 현재 전통한지 복원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7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총 83억 원(국비 32억, 시비15억)을 들여 전통한지 제조공장과 건조장, 체험 및 교육문화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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