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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법규 아직도 일본식 용어… 갈길 먼 ‘청산’

법률 한글화사업·개선작업 불구, 조례에 일본식 한자·표현 ‘여전’

작성일 : 2019-10-08 16:53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정부가 법률에 있는 일본식 용어와 표현을 바꾸기 위해 오랫동안 한글화사업 등 개선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나 규칙 곳곳에는 일본식 한자어와 일본어 투 표현이 여전히 남아있다.

 

법무부는 지난 5월 민법 중 총론에 해당하는 총칙편(제1조~제184조)에 포함된 일본식 표현과 어려운 한자어를 쉬운 우리말 표현으로 고친데 이어 8월에는 민법 물권편(제185조~제372조)에 대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궁박(窮迫)’을 ‘곤궁하고 절박한 사정’으로, ‘기타(基他)’를 ‘그 밖의(에)’로 바꾸고, ‘요(要)하지 아니한다’는 ‘필요하지 않다’로, ‘산입(算入)한’ 표현은 ’포함된‘으로 순화하는 등 대표적인 일본식 표현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법무부는 조만간 민법 채권편과 친족·상속편 개정안도 제출할 예정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쓰인 일본식 표현과 한자어를 고치는 각 개정안도 최근 입법예고 했다.

 

 

국회사무처·법제처·국립국어원은 지난 7일, 573돌 한글날을 앞두고 일본식 용어를 비롯해 잘못된 표현이나 어려운 법률용어 등을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도록 하는 ‘알기 쉬운 법률 만들기’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일본식 한자어란 직역된 일본어나 일본식 한자어를 뜻이 아닌 한자의 음으로 표기한 것이다. 일본어에서 한자는 음독(音讀: 음으로 읽는 것)하거나 훈독(訓讀: 뜻으로 읽는 것)한다. 일본 사람들이 한자로 적으면서도 한자의 음으로 읽지 않고 한자의 뜻으로 읽는 용어는 순수한 일본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뜻으로 번역해야 하는 용어를 한자의 음으로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식 한자어’가 되었다

 

법제처는 ‘알기 쉬운 법령 정비기준’에서 일본식 한자어 목록과 정비안을 예시로 들고 있다.

 

가도(假道)→ 임시도로·임시통로, 계리하다→ 회계처리하다·처리하다, 공(供)하다→ 제공하다·쓰이다·사용되다, 기타→ 그 밖의·그 밖에, 당해→ 해당·그, 명기(明記)하다→ 명확하게 적다·분명히 적다·분명히 기록하다, 명(命)하다→처분을 하다, 미불(未拂)→미지급, 부의(附議)하다→ 회의에 부치다 등이다.

 

정비가 필요한 일본어 투 표현으로는 관하여→ ~는·~를·~에, 대하여 → ~에게·~는·~로 하여금,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등이 있다.

 

 

법제처가 지적한 대표적인 일본식 용어가 자치법규에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자치법규정보시스템을 통해 조회한 결과, ‘당해(當該)’를 포함하고 있는 조례는 1만5761건, 규칙은 7606건, 훈령은 4541건 등 총 2만8855건이 검색된다. ‘기타(其他)’는 조례 2만6892건, 규칙 1만411건, 훈령 8540건 등 무려 5만7364건에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 일본식 한자어 가운데 하나인 ‘부의(附議)’라는 단어는 조례 8192건, 규칙 3204건, 훈령 1469건 등 모두 1만3470건에서 볼 수 있다. 일본식 용어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여러 차례 언급되었던 ‘전대(轉貸)’도 아직 2656건이나 조회가 된다.

 

강원도 정선군 액화석유가스 공급사업 지원 조례, 경기도 수원시 산업단지 조성 및 분양에 관한 조례, 경북 농업인 학습단체 육성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 등에서는 아직도 ‘계리(計理, 회계처리)’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1~2년 사이 개정된 조례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습처럼 일본식 용어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게기하다(규정하다), 일부인(날짜 도장), 불입(납입), 요하지 아니하는(필요하지 않은), 산입한(포함된), 인지(이웃토지), 폐색(막힌), 구거(도랑), 염려(우려), 최고(촉구), 선임(임명), 잔임기간(남은 임기) 같은 단어들이 자치법규 곳곳에 남아있다.

 

  

이것은 해방 직후 만들어진 법률에 한자를 비롯해 일본식 표현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948년 ‘한글 전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 공문서에 원칙적으로 한글을 사용토록 했으며 1969년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하위법령 전부개정을 통한 한글화 작업이 시작됐다.

 

이후 1985년부터 1996년까지 법령용어순화편람 1권~6권을 발간하고 2000년 법률 한글화 사업을 시작, 제정·개정되는 법률의 한글화 실시하는 한편, ‘법률한글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2005년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위원회’가 꾸려지며 이듬해인 2006년부터 본격적인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이 추진됐다. 이 사업으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주요 법령 70건이 우선 정비되었으며, 수시로 개정되는 법령에 대해 알기 쉬운 법령 검토를 거치게 하는 상시 검토 체계가 도입되었다.

 

20011년부터는 제정·전부개정되는 법률의 시행령·시행규칙등 하위법령이 중점적으로 개정되었으며, 2006년 이후 총 2760건의 법령이 정비됐다.

 

이처럼 정부차원의 한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치법규에 많은 일본식 용어가 남아있는 것은 결국 ‘무관심’ 탓으로, 최근 몇몇 지자체들이 조례 정비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한일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매운동과 반일의식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지난 8월말에는 서울시의회와 전북 완주군의회가 각각 일본식 표현을 정비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김인제 서울시의원은 “시 조례 642건 중 31%에 달하는 202개에 일본식 표현이 있다”며 “어렵고 어색한 일본식 한자어와 표현을 일괄정비해서 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이나 통용되는 한자어로 개선하자”고 제안했다.

 

최찬영 완주군의원은 “진정한 우리의 얼과 정신이 담긴 언어와 문자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우리말과 언어를 찾아가는 변화를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그동안 잊혀졌던 애국심과 자긍심 고취의 시작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 및 자료 출처 :  '알기 쉬운 법령 정비기준' 제8판(법제처 201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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