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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간판교체, 상권 회복 ‘불쏘시개’ 될까

지자체 간판개선 사업 추진… “활성화 근본대책 못 돼” 회의론도

작성일 : 2019-11-29 11:03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지방자치단체들이 침체된 원도심 회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상가 간판개선 사업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간판개선사업은 무분별하게 방치된 기존 간판들을 지역과 업종 특성을 반영한 새 간판으로 바꾸고 정비하는 작업이다. ‘오래된 건물들과 더불어 발길이 뜸해진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 시도’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보다 근본적인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 남동, 세종 원리, 충남 천안, 전북 군산, 전남 광양, 경북 김천, 경남 밀양 김해 등 전국 곳곳에서 간판 새 단장 작업이 한창이다. 이들 8곳은 모두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2019년도 간판개선사업’에 선정된 곳이다.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인해 한 때 번성했던 도심지 상권이 가라앉은 문제를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간판만 하믄 뭣혀 장사가 되게끔 사람들이 이쪽으로 올 수 있게끔 그런 저기를 만들어줘야지 상가들이 다 떠나고 있는데 지금”

 

2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중앙로에 위치한 중앙사거리.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빵집이 있는 곳이다. 흔히 말하는 ‘목 좋은’ 사거리 모퉁이다. 어쩐 일인지 건물들 분위기가 썰렁하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문이 닫힌 매장 대여섯 곳이 연달아 눈에 띈다.

 

이곳은 ‘군산 중앙로 간판개선 사업’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종점인 화물역 사거리까지는 1.27km. 이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건물들 가운데 1층 상점이 비어있는 곳이 우측 11곳, 좌측 22곳 모두 33곳에 달한다. 두 세집 건너 한 집 불이 꺼져 있는 셈이다. 출입구 이곳저곳에는 저마다 ‘가게 이전’, ‘임대’ 딱지가 나붙었다.

 

한 허름한 노포 앞에 주인장이 나와 앉아 있다. 녹슨 간판을 보고 “혹시 이번에 간판 교체 신청하셨냐”고 묻자 대번 “누군데 그걸 묻냐, 간판업자냐”는 날 선 답이 돌아왔다. 최근 상인들 분위기가 읽힌다. 주인이 이곳을 지킨 지는 30년이 다 되어간다. 지나는 사람들이 어깨들 부딪히며 북적이던 시절이 그립다. 시골도 아닌데 해가 넘어가면 차만 다니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다. 주인장은 가게를 내놓은 상태다.

 

오래된 간판을 머리에 이고 있는 또 다른 상점. “간판이 가게 얼굴인데 나도 하고 싶지…” 같은 질문에 상인이 답했다. 하지만 그는 간판을 새로이 꾸밀 이유가 없다. 내년이면 이곳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

 

몇몇 상인은 간판개선사업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장조사와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했다고는 하지만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다.

 

내년에는 화물역사거리에서 미원사거리 방향 구간에 사업이 계획돼 있다. 이 쪽은 중앙사거리 구간보다 상황이 더 여의치 않아 보인다. 폐업하거나 이전한 상점들과 찢어진 차양막, 오래된 간판들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다.

 

 

 

군산시 청사가 조촌동으로 옮겨간 이후 원도심 활성화는 오랜 시간 숙제로 남아있다. 당국은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을 거듭해왔다. 공모에 선정되며 올해 간판개선사업에 국비 2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여기에 시비 3억 원을 보태기로 했다. 총 5억 원을 들여 중앙로 일대에 120여 개 간판을 교체하고 파사드 6개를 정비할 계획이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굵직한 다른 사업들도 같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번 사업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리라는 기대다. 하지만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마땅한 입찰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고, 상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왔다. 당초 6월 간판제작에 들어가 이 달까지 설치공사가 마무리 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공짜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내 돈 들이는데 이것저것 제한이 많다”, “옆 간판은 왜 별도 비용이 들어가느냐”는 주장이 나왔다. “300만 원 중 100만 원을 부담하라고 하더라” “관내 업체가 아닌 외주를 준다더라”는 불확실한 정보가 떠다녔고, 민원이 쏟아졌다.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 송미숙 의원은 “자부담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상인 개개인에게 전달이 잘 되지 않은 듯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 독려와 더불어 폐업한 업장에 대한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선작업이 이 빠진 것 마냥 띄엄띄엄 이뤄지게 되면 미관상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최근 시는 개선작업에 필요한 비용 중 자부담 비율10%를 2%로 낮추기로 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상가를 더 늘리기 위한 결정이다. 세를 내고 장사를 하는 이들이 가질 부담도 고려했다.

 

현재 간판 교체를 신청한 상점에 대해서는 디자인 조사까지 끝난 상황으로, 제작업체가 선정되는 데로 내년 2~3월 경 설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행안부는 앞선 사례들을 분석한 결과, 몇 가지 문제점을 추려내고 개선을 당부한 바 있다. 우선, 사업 전반에 걸쳐 주민참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아울러 창문이용광고물 개선을 의무화하고 건축물 외벽개선 작업 병행도 유도할 것을 주문했다.

 

또 간판 컨셉에 획일적인 디자인을 피하고 지역별 특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디자인과 설치 제작 사업자를 분리 발주하고 2개 이상의 간판 디자인 사업자를 선정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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