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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제로페이’, 제대로 갈 수 있을까?

시행초기 걸음마 수준, 대형 결제사 참여로 사업 탄력 기대

작성일 : 2019-01-21 15:00 작성자 : 송주헌 (mars143@klan.kr)

 

 

최근 전국의 17개 광역단체장이 모인 자리에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를 도입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21일에는 카카오페이와 KT, 이베이, 11번가 등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던 15개 결제사업자가 제로페이 본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범정부적으로 주도되고 있는 제로페이 사업이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수익성제고와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와 정부, 은행, 민간 간편 결제 사업자가 함께 협력해 도입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이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계좌이체 기반의 시스템으로 1년 매출액이 8억 이하(8~12억 0.3%, 12억 이상 0.5%)인 영세 중소상인은 수수료 없이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서울 시내 카드 가맹업체 90% 이상이 연매출 8억 원 이하의 영세업체인 만큼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도 제로페이는 편리한 서비스이다.

 

번거롭게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손에든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각각의 사업자마다 다른 QR코드를 준비해야 하는 중국보다 진일보해 제로페이의 QR코드만 있으면 국내 18개 은행과 10개 민간 간편 결제 사업자 앱을 이용해 결제가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40%의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어진다. 체크카드 공제율이 30%, 신용카드 공제율이 15% 인 것을 감안하면 소득공제 혜택이 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의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소상공인의 부담도 덜어주고 소비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있지만 제로페이가 성공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우선 국내 소비자들의 결제 수단 방식이다. 카드를 들고 다녀야 하긴 하지만 카드결제 또한 물건을 고른 후 카드를 내밀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의 이미 여기에 너무 익숙해 있다는 것이다.

 

즉 단순하게 결제 수단만 변화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결제 습관을 바꿔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소비자들의 습관을 바꿔 제로페이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기존에 카드회사들이 소비자 모두의 손에 신용카드를 쥐게 하기 위해서 들였던 수많은 노력과 비용을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카드회사가 카페나 극장, 외식업체 등과 제휴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나 적립되는 포인트 등의 고객 유인책들을 이겨내려면 제로페이는 더한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또 제로페이를 도입해 시행하는 서울시와 지자체, 정부의 접근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최근 제로페이의 시행과 관련된 보도의 내용 대부분은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손님이 없다’는 내용이다.

 

제로페이의 도입 배경을 오로지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소상인을 위한 것으로 포장하고 중소상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제로페이를 준비시키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 혜택이 일시적이든 아니든 간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혜택을 준비해서 제로페이가 시장에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 하며, 정부의 홍보 방법 역시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움직여야만 할 것이다.

 

아울러 공익적 캠페인이든 금전적 혜택이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제로페이를 사용하고 싶게 만든다면 상인들은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막대한 카드수수료를 물고 있는 영세한 중소상인들에게 ‘제로페이’는 분명히 훌륭한 사업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이를 사용할 수 있게 물꼬를 터주지 못한다면 묻혀 버릴 수 밖에 없다.

 

아직도 국민의 태반이 제로페이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는 단기간의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제로페이 도입의 취지를 살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보다 효과적인 홍보를 가미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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