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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택시, 학생은 느는데 예산은 그대로

기존 등·하교 운행구간 축소에 일부 학부모들 ‘발끈’

작성일 : 2019-03-08 18:57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농촌지역 학생들을 위한 ‘통학택시’가 증가하는 신청자에 비해 예산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학택시가 일부 운행 구간을 축소하는 등 기존보다 수혜가 줄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이용하려는 학생은 늘었지만 예산은 그대로인 탓이다.

 

전북 순창지역의 학부모 A씨는 개학을 코앞에 둔 지난달 28일, 군청으로부터 당혹스러운 연락을 받았다. '통학택시가 순창터미널까지만 운행을 하니, 터미널부터 학교까지는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라'는 통보였다.

 

그동안 집에서 25km 가까이 떨어져 있는 학교까지 통학택시를 잘 이용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왔던 A씨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A씨는 “아이들이 택시를 타고 출발해서 터미널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학교까지 걸어가게 생겼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들도 갑작스러운 운영 방식 변경을 납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택시기사 B씨는 “나라에서 보조를 해줘서 택시를 이용하게 해주는 것 자체는 우리 입장에서야 고마운 일이지만 갑자기 이렇게 바꿔버리면 어떡하냐”며 “다시 종전 방식대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 종사자 C씨는 “작년까지 9구간을 운행하다가 올해 6구간으로 줄었다”며 “이용하는 학생이 늘었는데 예산이 그대로라면 학생 한 명당 보조금이 줄어든 셈 아니겠나”고 말했다.

 

 

 

 

통학택시는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이 취약한 지역의 학생들이 먼 거리를 택시를 타고 등·하교 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순창군의 올해 통학택시 예산은 도·교육청 지원을 합해 모두 4800만원이다. 지난해와 동일하다. 반면 이용 학생 수는 28명에서 48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군은 “단순히 예산 탓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군에 따르면, 통학택시를 신청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은 집과 학교 사이 거리가 최소 2km이상인 학생으로, 10km가 넘는 경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장소’까지만 지원한다는 것이 운영 지침이다.

 

그간 학생들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는 방향으로 운영을 해왔지만, 종전보다 신청자가 늘자 원칙대로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군은 매년 9~10월경 통학택시 수요를 조사한다. 이듬해 1월에 학교 배정을 발표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애초에 정확한 수요를 알 수 없는 시기에 수요조사를 한다는 이야기다.

 

군 관계자는 “학생들이 어느 학교에 갈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요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형평성 논란도 더해진다. 통학거리가 신청조건에 못 미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학부모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던 것.

 

'훨씬 가까운 학교를 두고 굳이 멀리 떨어진 곳을 직접 선택한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보조금 혜택을 줘야 하는 것이 타당 하느냐'는 지적이다.

 

한 주민은 “25km 거리면 그 지역에 네 명만 쳐도 한 달 택시비가 120만원이 넘는다”며 “정작 해당 학교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아무런 혜택도 못 받는데 우리 지역에도 뭔가 지원을 해줘야 공평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별 가정의 사정과 요구를 모두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행정의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학부모 입장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한정된 예산에서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에 거리 제한이나 기준 등을 완화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개선 논의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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