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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넘치고 추락하고… 위험 도사린 소하천·수로

지자체 인력·예산 부족 탓 하는 사이 안전관리 사각지대 전락

작성일 : 2020-02-14 17:34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농촌 지역의 수로나 소하천 등에서 장마철 범람이나 낙상 사고 등이 끊이지 않으며 보다 체계적인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전북 순창군 복흥면에서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예전에 밭갈이를 하다가 로터리 기계와 같이 하천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여러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그를 걱정한 가족들이 행정당국에 조치를 취해달라 요구했지만 3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하천과 밭 경계면에는 아무런 안전시설이 보이지 않는다.

 

 

자녀들은 “일반 도로 같은 경우에는 높이가 1.5미터가 넘으면 펜스를 치게 되어있는데 여기는 3미터에 달하는 돌벼락”이라며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밖에 없어 연세가 많으신 아버지가 지난번과 같은 사고를 또 당할까 겁이 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높이나 경사도를 고려해서 위험도가 높은 일부분이라도 안전구조물이 세워졌으면 한다”는 호소를 덧붙였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요번 겨울에는 눈이 별로 안와서 그렇지 눈이 쌓이는 날에는 어디가 길이고 수로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며 “펜스 같은 것이 쳐져 있는 곳이 별로 없다보니 경사가 급한 곳을 지날 때는 더 긴장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주민들이 임시로 가져다 대놓은 나무판도 곳곳에 눈에 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 하천에서는 모퉁이를 돌다가 자동차가 빠지는 사고도 있었다. 순창읍에 위치한 광암제 부근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비가 많이 오거나 저수지를 방류할 때면 하천이 넘쳐 자동차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를 수년째 겪어왔다. 반복되는 침수에 안전시설물 설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당 주민이 일인 시위까지 하며 대책 촉구에 나서자 최근에야 교량과 안전펜스가 세워지는 등 보수공사가 진행됐다.

 

지난달에는 김제시에서 승합차가 도로 옆 수로에 빠져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처럼 농수로와 소하천은 평상시 낙상사고와 장마철 범람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지만 안전관리 우선순위에서는 뒤로 밀려왔다. 특히 하천제방은 높이에 따른 난간 등 안전시설 설치 규정이 따로 없어 지자체 차원에서 별도의 예산을 편성키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전국의 소하천, 농·수로 등 소규모 공공시설은 약 5만2500여 개소다. 전북도에는 2130여 곳으로, 이 가운데 930곳이 위험시설로 진단받은 바 있다.

 

당국은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위험도 평가를 거쳐 위험시설에 대한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한정된 인력과 부족한 전문성으로 인해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 왔다.

 

 

이에 개정된 관련법이 오는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소규모 공공시설에 대한 안전점검과 위험도 평가 등 방재관리대책에 관한 업무를 민간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도록 바뀐 것.

 

‘소규모 공공시설’은 길이 100미터 미만 소교량, 폭 1미터·길이 50미터가 넘는 세천, 농로, 마을 진입로 등으로, 정부는 지난 2016년 이들의 안전관리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맡도록 하는 ‘소규모 공공시설 안전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안은 안전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위탁을 맡긴다고 끝이 아니라 지자체가 의지와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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