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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구역·흡연구역 확대 놓고 ‘갑론을박’

“어디서 피우란 말이냐” 對 “간접흡연 피해 여전…”

작성일 : 2020-02-04 17:36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국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금연구역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흡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맞서는 등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12년 7만9391개소였던 금연구역이 2018년에는 28만2641개소로 늘었다. 5년 사이 4배 넘는 증가다. 이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실내 공중이용시설 등 26만여곳과 시·자치구 조례를 통해 도시공원과 버스정류소, 택시승차대, 지하철 입구 등 실외 공공장소 1만6000여 곳 포함한 수치다.

 

서울시는 조례를 개정해 강남대로와 같은 주요도로 인도 등 실외 공공장소도 금연구역에 포함시키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영등포구가 연면적 5000㎡가 넘는 대형건축물은 사유지인 경우에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조례를 손질하는 등 자치구마다 금연구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비흡연자들은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금연구역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간접흡연 피해가 만연하고 있다는 호소다. 여기에 공중이 이용하는 모든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한다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처럼 ‘반폐쇄형’ 공간에서도 흡연을 금지하자는 주장이다.

 

별도의 흡연구역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나 공판장 등에서는 담배를 입에 물고 물건을 나르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북 지역 주민 A씨는 “신선한 농산물을 사고파는 곳에서 담배연기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금연아파트, 금연거리까지 생기는 마당에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곳은 모두 금연구역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속적인 금연구역 확대로 국민들이 담배연기에 노출되는 위험이 감소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음식점을 비롯해 카페와 PC방 등이 금연구역으로 정해진 이후 성인과 청소년 모두 실내 간접흡연 노출률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흡연자들은 ‘도무지 담배 필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 금연정책은 반감만 살 뿐이라는 지적이다. 금연구역도, 흡연구역도 아닌 공간에서조차 흡연자들은 혹시나 ‘개념없는 길빵’이라며 손가락질이라도 받을까 전전긍긍이다.

 

국민건강증진법은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을 26개 분류로 나눠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공공기관 청사를 비롯해 공기업, 학교, 어린이집, 보건소, 도서관, 청소년수련관, 공항, 철도, 터미널, 지하상점가, 관광숙박업소, 목욕탕, 체육시설 등이 해당한다.

 

이외에도 금연구역 지정 권한을 가진 각 지자체장은 추가로 금연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어린이집 경계로부터 10m 이내 지역도 금연구역이 되었다. 전주시의 경우 당초 조례를 통해 어린이집 경계 30m이내를 금연구역으로 정해놓고 있다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이를 해제하기도 했다. 흡연자들이 과연 얼마나 바뀐 법규를 인지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한 40대 직장인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누가 10m, 20m 따져보고 담배를 피우겠나”며 혀를 찼다. 금연을 결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또 다른 시민은 “어디서든 쉽게 담배를 살 수 있으면서도 편하게 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라며 “잠깐 잠깐 여유를 갖고 한숨 돌리자고 한 대 피우자는 것인데 매번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 너무 스트레스였다”며 “길고양이처럼 골목 구석진 곳을 찾아다니다가 차라리 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한옥마을, 전주동물원 등 방문객이 많이 찾는 곳에 흡연구역 설치가 대두되기도 했지만 금방 수그러들곤 했다. 금연구역으로 정해져 집중 단속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흡연장소가 마땅치 않다보니 주차장 뒤편, 나무 사이 등에서 담배꽁초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 시민은 “금연구역 안내문이 안 붙어 있길래 안심하고 피우고 있다가 과태료를 물었던 적이 있다”며 “직원에게 흡연구역은 어디냐 물으니 모른다는 답변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흡연구역을 만들어놓았다면 담배 안 피는 사람들도 연기나 냄새를 피할 수 있고 이외 장소에서 과태료를 부과하더라도 누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겠나”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흡연구역 알림 어플도 등장했다.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활용해 현재 위치 인근에서 흡연이 가능한 구역을 화면에 표시해주는 서비스다. 흡연구역 설치는 법적 의무가 아니라서 시설관리자의 재량에 달려있어 전주시외버스터미널의 예처럼 외부에 ‘흡연구역’이라고 써붙여놓고 재떨이만 덩그러니 갖다놓는 등 형태도 제각각이다.

 

보건당국은 자칫 금연정책과는 반대로 가는 모습으로 비쳐질까 흡연구역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꺼리는 모습이다.

 

자치단체들은 “한옥마을이나 동물원 등에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것은 간접흡연 피해뿐만 아니라 화재위험도 있고 복지부 금연 사업 운영 방침과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필요한 경우 자체 사업으로 예산을 들여 설치가 가능은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서울시도 흡연구역 설치보다는 금연구역 확대가 흡연율을 줄이는 것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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