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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저러지도… ‘계륵’된 용 조형물

김제시, 수변공원 용 조형물 존치여부 놓고 ‘골머리’

작성일 : 2019-12-26 17:50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혐오 논란이 일었던 조형물의 처리 문제를 두고 행정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북 김제시 문화체육공원에 설치된 용 조형물의 존치여부가 매듭을 짓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용 조형물을 그대로 둘 것인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가를 놓고 내년에 시민 설문조사가 다시 예정되어 있지만, 어느 쪽 결과가 나오든 반대편 의견의 화살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1차, 2차 설문조사 결과가 동일하게 나왔을 경우, 애초 당국이 의도한 방향대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경우에는 앞선 결과를 무시하고 2차 결과만을 토대로 처리를 강행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국은 앞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포함할 것인지, 제외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관련 부서 관계자는 “일단 2차 설문조사 결과를 봐야 행정에서 처리 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워낙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1차 설문조사 문항에 대해 ‘공정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던 점 등도 감안해서 2차 설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 설문조사는 실제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 1000여 명을 표준집단으로, 유선을 통해 용 조형물 존치 여부와 함께 그에 따른 의견을 묻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시민들 반응 역시 제각각인 모습이다. “야간에 호숫가를 보다 밝고 화려한 LED조명으로 꾸미는 것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의견부터 “특별한 모양이나 캐릭터 없이 조명만 설치한 편이 차라리 나았을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다양하다.

 

갈피를 못 잡는 행정에 대한 실망도 나온다. “옮기든 말든 크게 신경 안 쓴다”는 한 시민은 “수 억 원 들여서 지어놓은 걸 다시 옮기려면 또 예산이 들어가는 것 아니냐”면서 “이걸 냅두니마니 조사한다고 그것도 돈이 들어갈텐데 그저 ‘한심한 행정’이라는 생각뿐”이라고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설문조사 비용은 1500만 원에서 1600만 원 가량이 소요된다. 두 차례에 걸쳐 3000만 원 가까운 물적 비용과 더불어 인력 등 행정 자원의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용 조형물은 용 형상과 10개의 아치로 이뤄진 LED조명 설치물로,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의 하나로 조성되었다.

 

설치가 완료된 이후, 일부 종교계를 중심으로 “불쾌감과 혐오감을 유발한다”며 철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이에 지난 7월, 한 달여 간 조형물 존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존치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40% 가까웠다는 점과 함께, 설문 항목이 존치를 유도하는 듯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이 같은 이의 제기에 김제시는 설문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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