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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금연구역 규정에 흡연자·비흡연자 모두 ‘불만’

금연구역 내 흡연실 설치요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당국, 양쪽 ‘눈치만’

작성일 : 2019-11-08 15:13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안되지만 전주시외버스공용터미널에서는 가능한 것이 있다.

 

바로 장시간 버스 여행을 마치고 승강장을 내려와 ‘담배 한 대’ 입에 무는 것이다. 흡연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이 행동이 불과 5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두 버스터미널에서 각각 다른 취급을 받고 있다.

 

두 건물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는 없는 흡연구역이 전주시외버스공용터미널에는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외버스공용터미널>

 

전북 전주시에는 수년 째 터미널 흡연 관련 민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흡연 단속을 철저히 해달라는 의견부터 차라리 흡연구역을 만들어달라거나 담배꽁초를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라도 배치해달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4항에 따라 유치원과 학교, 의료기관 등은 건물을 포함한 대지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실내 흡연실 설치를 할 수 없지만 공중이용시설 중 대중교통 시설은 금연이 해당 건물 실내로 한정되며 흡연실 설치가 가능하다.

 

법규에는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라고만 되어있어 금연구역 내 흡연구역을 금지하거나 강제하는 것 둘 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버스터미널을 찾는 이들은 흡연자·비흡연자 양쪽 모두가 불만이다. 비흡연자들은 연기와 냄새로 인한 불쾌감을 비롯한 간접흡연에 대한 우려와 함께 “주변 청결과 위생 등을 해쳐 미관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타지인이나 외국인 등 전주시를 처음 찾은 이들이 바닥 곳곳에 가득한 담배꽁초와 침을 볼까 부끄럽다는 의견이 많다.

 

흡연자들은 “가뜩이나 담배 필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흡연구역도 제대로 마련해놓지 않고 무작정 금지만 하면 대체 어디서 피우라는 말이냐”며 불편을 호소한다.

 

 

흡연자들과 일부 비흡연자들은 흡연구역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조하기도 한다.

 

전주시는 다중이용시설인 고속버스터미널 내부는 금연구역이기 때문에 흡연실이나 담배꽁초 쓰레기통을 별도로 설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한옥마을에도 일부에서 흡연구역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해와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가급적 흡연실 설치는 지양하라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기로 한 바 있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금연사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금연구역을 넓혀가고 있는 행정당국이 흡연구역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사실 이상한 모양새다.

 

당국은 “금연구역 홍보와 계도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무분별한 흡연 현장을 모두 적발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터미널 등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주변 청결을 위해 보다 주의를 기울여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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