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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 '듬성듬성'... 야생화단지 맞아?

수 억 예산 들여 조성 후 관리소홀 지적

작성일 : 2019-10-30 17:53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야생화도 시기별로 좀 맞춰서 계절마다 가면 어느 정도 볼거리가 있어야지 한 계절에만 몰입이 되고 가을철에는 다 죽어버리고 있으니까 볼거리가 없지 않습니까?

 

전북 순창군의회 2016년 11월21일 제220회 제6차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30일 오전, 동계면 어치리에 위치한 용궐산. 야생화가 심어진 자생식물원이 있는 곳이다. 네비게이션에 검색도 되지 않고, 별다른 표지판도 없어 길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쳤다 갔던 길을 되돌아 다시 왔다. 지나던 등산객들은 ‘그런 게 있었냐’는 반응이다.

 

조성사업이 완료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자갈과 모래가 뒤섞여 마무리가 덜 된 듯한 산책로와 군데군데 허전해 보이는 공간들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휑한 분위기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연적으로 여기저기 피어있는 꽃들이라면 그 나름의 아름다운 광경이었겠지만, 혈세를 투입해 인위적으로 ‘만든 곳’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3년 전 의회의 지적이 지금도 그대로다.

 

군은 섬진강 장군목 일대 3ha에 철쭉·원추리 등 야생화 27종 32만 본을 배치해 향토식물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꾸미겠다며 자생식물원을 조성했다. 야생화뿐만 아니라 수생식물·화목류 식재부터 숲속 탐방로·주차장 등 편익시설 공사까지 지난 2017년까지 3년 간 투입된 예산은 15억 원이다.

 

 

이에 앞서 2016년에는 복흥면 서마리 추령마을에 사계절 야생화 꽃단지가 들어섰다. 자생식물원이 순창군 동쪽 끝이라면, 이곳은 서쪽 끝에 위치한 야생화 단지다.

 

사계절 야생화 꽃단지 조성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6년 생태녹색관광 자원화 공모사업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기도 했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국비 2억 원을 지원받아 총 4억 원을 들여 추령장승촌에 봄, 여름, 가을 등 계절별 야생화 꽃동산을 만들었다. 인근 전북도 산림박물관, 훈몽재 등과 연계해 관광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였다.

 

이 곳 또한 ‘사계절 야생화 꽃단지’라는 명칭이 무색한 모습이다. 구절초 등 국화과 꽃을 빼고는 군락이라고 부를만한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중간 중간 장승촌의 상징인 나무장승들이 아무런 설명도 붙어있지 않은 채 서있을 뿐이다.

 

꽃단지 옆으로 난 길에 남아있는 폐가들은 분위기를 더욱 흐린다. 주민들은 “몇 차례 군청에 민원을 넣었더니 그제야 풀 정리를 좀 하고 돌아갔다”며 “야생화 꽃단지 표지판도 최근에야 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근에 음식점, 숙박업소들이 있으니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신정이 순창군의회 부의장은 “의회에서도 실효성에 대해 여러 번 지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신 부의장은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이 가서 활성화가 되어야 하는데 과연 예산이 들어간 만큼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강천산에 집중되는 관광객들을 동계·유등으로 분산 유입하기 위한 섬진강 관광벨트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는 것이 집행부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꽃이 한 철만 피고 져버리면 단지 조성이 무슨 의미가 있나”며 “다른 계절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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