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에 1년 넘게 ‘답보’상태… 사업부지 변경 가능성도
작성일 : 2019-10-14 17:02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전북 전주시가 조성을 추진 중인 반려동물 놀이터를 올해 안에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주시는 덕진구 연화마을 일대에 사업비 5억65000만원을 투입해 울타리를 설치하고 놀이기구, 포토존, 휴식공간 등을 설치하는 등 반려동물 놀이터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1년 넘게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연내 완공을 목표로 했던 덕진지역 반려동물 놀이터가 첫 삽을 뜨지도 못한 채 해를 넘길 공산이 커짐에 따라, 이어서 추진할 예정이었던 완산지역 조성사업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업 예정부지가 결정되자, 동물들의 소음을 비롯해 배변으로 인한 악취와 쓰레기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주민설명회와 면담이 이뤄진 직후 3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반대의 뜻을 표했다.
이에 전주시는 주민들을 상대로 반려동물 놀이터의 필요성과 부지의 타당성 등을 설득하는 한편, 도로 확장과 폐가 철거와 같은 숙원사업을 마을발전의 당근책으로 제시해왔다.
주민들의 반대와는 달리,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반려동물 놀이터에 대한 기대가 높다. 문학제1근린공원에서 강아지를 산책 중이던 한 견주는 “시내에서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마음 편히 개를 산책시킬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며 “꼭 우리 동네가 아니더라도 반려동물 놀이터와 같은 시설이 생긴다면 당연히 자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룸 등 1인가구가 모여 있는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정식 반려동물 공원은 아니지만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반려인들이 개들을 데리고 나와 산책을 하고 모임도 이뤄지며 ‘문학개공원’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명소화된 곳이다.
시는 이 공원을 주민 반대여론을 설득하는 근거 사례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 또한 초반에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지금은 견주들의 자정노력 등으로 대표적인 애견 공원이 되었다는 것.
시 관계자는 “좋은 결론을 끌어내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사업발주와 공사 일정을 고려할 때 올해 안에 완공까지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다른 사업 부지를 물색할 가능성도 열어 놨다. 진척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재 예정 부지만을 고집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부지 변경도 그리 녹록치 않다. 민원을 피하자니 접근성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려인구도 많은 에코시티나 혁신도시 등 생활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전주시의회 이경신 복지환경위원장은 지난달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굳이 민원이 많은 지역에 조성할 필요가 없다”며 “주거공간과 다소 떨어지더라도 관련 시설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한 다른 부지를 찾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승수 전주시장은 “오랫동안 끈질기게 주민들과 대화한 결과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며 “앞으로 주민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서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관내 등록된 반려동물 애견 인구는 1만 8000여 가구, 반려동물은 2만 900여 마리로 전년 대비 50%가 증가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 또한 증가세다. 동물병원이나 펫마트 등 관련 업체 수는 작년 245개에서 올해 286개로 전년 대비 16%가 늘어났다.
시는 이 같은 여건 속에서 동불복지와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7월 조직개편에서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과’를 신설하고, ‘동물복지 마스터플랜’에 따라 12억 5000만원을 투입, 덕진구와 완산구 각각 한 곳 씩 반려동물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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