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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 관리 ‘엉망’ vs 시민의식 ‘실종’

장수 토옥동계곡, 주차·쓰레기 민원 폭주… 당국은 ‘난색’

작성일 : 2019-08-21 17:37 작성자 : 김경모 (klan@daum.net)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 몇 번 방문했지만 다시 찾고 싶지가 않다”

 

올 여름 전북 장수군 토옥동계곡을 찾았던 피서객들로부터 쏟아진 불만이다. 최근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A씨는 “주차공간 부족부터 물도 안 나오는 재래식 화장실, 방치된 쓰레기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것이 없다”며 “휴가철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관리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뱉었다.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에 위치한 토옥동계곡은 남덕유산 시루봉과 삿갓봉 사이 골짜기를 흐른다.

 

‘골이 깊고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암벽사이로 떨어져 내리는 작은 폭포들이 하얀물줄기를 쏟아내며 절경을 자랑한다’며 장수군이 홍보하고 있는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고 하지만, 관리요원에 따르면 올 여름 하루 1500명 가까이 몰린 날도 있었다니 이제는 어느 정도 '이름난 곳'이라 할 법하다.

 

  

 

 

또 다른 방문객 B씨는 “차량통행을 안내하는 사람이 없으니 질서 없이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좁은 진입로에서 나무에 긁히고, 오도 가도 못한 채 반대편 차량과 실랑이를 벌이기까지 했다”고 격분했다.

 

등산길을 따라 한쪽에 줄지어 주차된 차량들을 피해 아슬아슬 올라가는 것은 추락위험까지 있다는 것이다. 곳곳에 기울어진 전신주도 지적됐다. 지난 4월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도 전신주에서 발화된 점을 비추어볼 때, 혹여라도 비바람에 넘어지거나 그 충격으로 화재가 나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는 것.

 

방문객들은 “도로 안내판이나 식수대 등 주변 환경을 정비해서 환경오염도 막고 관광객을 더 늘려 지역발전에 도움 되도록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현장에서 만난 관리요원들은 “관광객들이 우리들 지시를 전혀 따르지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한 관리요원은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등산로까지 차를 대지 못하도록 막거나 돌려보내려고 하면 무시하거나 욕을 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입로에서 쓰레기봉투를 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떠난 자리를 가보면 여기저기 바위틈새에 끼워진 쓰레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이 깨끗한 계곡물이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오염되는지 탁해진 양악호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들은 물놀이안전에 관해서도 별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관리요원들은 깊이가 1m가 넘는 소 25개 중 사고 위험이 높은 5곳에 노란 부표를 띄워 놓고 감시를 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주의에도 '들은 체 만 체'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관리요원 C씨는 “2m가 넘는 웅덩이는 수영이나 다이빙을 하지 못하도록 현수막도 걸고 현장에서 제제를 하고 있지만 좀처럼 통제가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주차나 쓰레기, 안전 등 문제에 대해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방문객들 때문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맥이 빠진다는 것.

 

 

 

<양악호>

 

장수군은 난감한 입장이다. 군에 따르면 토옥동계곡은 아직 군립공원이나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관리 주체가 딱히 정해져 있지도 않은 상태다.

 

또, 주변은 개인 소유의 땅이기 때문에 행정이 방문객들을 강제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엄연한 사유지에서 우리가 ‘주차를 어디다 해라,하지마라’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관리요원들도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최소한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지 관광객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해서 제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방문을 해서 관련부서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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