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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오수개, 제2의 진돗개 될 수 있을까

임실군의회, 육종사업 미흡·중장기 계획 부재 지적

작성일 : 2018-09-19 17:35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전북 임실군을 상징하는 동물인 ‘오수개’를 복원하고 있는 연구소가 기능이 미비할뿐더러 육종사업에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실군의회는 19일 제282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요사업장 현장방문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군의회는 최근 관내 주요사업장과 지역현안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오수개연구소를 비롯한 5개 사업장을 방문했다. 의회는 이날 채택된 보고서를 통해 “오수개연구소가 연구소로서 기능이 미비하고 육종사업이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오수개의 희귀성을 고려할 때 육종사업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접근해 보다 합리적인 사업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형질변이가 발생한 일부 위탁농가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혈통고정 대책과 오수개 홍보 방안을 강구해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 측은 “우리 오수개는 걸음마 단계”라며 우선 명칭에 따른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태호 가축방역팀 주무관은 “연구소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정식 명칭은 ‘오수개육종사업소’이다”라고 말했다. 전문 연구원과 실험실이 배치된 일반적인 ‘연구소’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능을 좀 더 확대하고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인원이나 시설 등을 더 보강해서 진안 홍삼연구소나 임실 치즈연구소 수준처럼 전문성도 강화해 나아가야 한다는 발전방향에 동의하지만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흔히 비교대상으로 삼는 진돗개 같은 경우 관련 사업 예산에 해마다 수백억이 투입되는 것에 비하면 오수개 육종사업 예산은 100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저변 확대가 최우선”이라며 “임실 전통견 오수개를 체계화 시켜나가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민간조직인 오수개보존회가 운영을 맡고 있는 오수개 육종사업소는 현재 직원 2명이 상주하며 오수개 혈통보존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 ‘오수개’라고 불릴 수 있는 개는 관내에서 위탁하고 있는 15마리를 포함해 총 47마리가 전부다.

 

이정현 오수개 육종사업소 팀장 역시 “‘육종사업’이라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단어 대신 연구소라고 내부적으로 지칭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육종사업소는 현재 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와 원광대학교 동물매개치료학과 등에 영역별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 팀장은 “협력하고 있는 대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연구요청을 하거나 선별과 교배 관련 기본적인 조언을 구하며 자체적인 연구도 진행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연구진이 하는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밝혔다.

 

육종이라고 하는 것은 브리딩(breeding)이라고도 하며, 식물이나 동물을 개량해 교배와 선발 작업을 반복해 육성하고 증식, 보급하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이 팀장은 “러시아 황실의 사냥견인 보르죠이가 전제군주제 몰락과 함께 귀족견이라는 이유로 떼죽음을 당한 이후 다양한 연구와 육종을 거쳐 복원된 사례와 같이 멸종되고 잊혀진 임실군의 토종견인 오수개 종을 복원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이어서 “대한민국 토종견이라고 할 수 있는 종은 진돗개를 비롯해 풍산개, 삽살개, 댕견 등 현재 5개도 채 안된다”며 “오수개를 복원하는 작업은 역사적으로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형질변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현재 외부 농가에 위탁된 강아지들은 생후 7개월 남짓으로,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 시기다”라며 “외형적인 변화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때”라고 말했다. 겉모습이 제각각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육종은 마라톤과도 같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교배부터 선별에 이르기 까지 반복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오수개 육종사업소는 외부 일반 농가에 시범적으로 위탁을 시작한 지 횟수로 3년째로,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일반 분양 적합여부 등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견종표준이 어느 정도 정립은 됐지만 계속적으로 기준보다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라는 입장이다. 개체수, 형질 보존은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연구소’로서 발돋움 하고 있는 단계라는 것이다.

 

육종사업소 측은 “우수견종 선별과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오수개가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오수개 혈통보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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