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3월 대리운전 노동자를 비롯한 이동노동자를 위해 ‘서울이동노동자쉼터’를 개소해 운영,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창원시도 대리운전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쉼터를 검토하고 있어 전국적 확산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의 이동노동자 쉼터는 주된 업무가 이동을 통해 이뤄져 업무장소가 일정하지 않은 이동노동자를 위한 휴게공간이라는 취지로 지자체 차원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졌다.

60여명까지 동시수용이 가능하고 전신안마기, 건식족욕기, 발마사지기, 혈압측정기, 체지방체중계, PC, 휴대폰충전기 등을 마련해 전국에서 대리운전기사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신논현역에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운영된다.

서울시 쉼터는 단순 공간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받기 힘든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건강·금융·법률·전직 관련 무료상담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과 감정노동으로 인한 우울증 극복을 위해 서울근로자건강센터와 건강 및 운동·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개소일 이후 휴일을 제외한 한 달 동안에만 평균 35명이 이용, 1039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을 보였다. 8월에는 평균이용자가 48.2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3호 쉼터 뿐만 아니라, 여성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등을 추가 개소했다.

 
▲서울시 이동노동자쉼터

서울시에 앞서 대구에서는 2008년 대리기사 노조와 업계의 협약으로 업체들이 복지기금으로 연간 1억원씩을 출연해 대구시내에 민간업체 차원에서 음료와 라면, 커피 등을 무료 제공하는 대리기사 쉼터를 마련한 사례도 있었다.

대리운전 종사자는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창원시에서도 이와 같은 대리운전 노동자를 위한 쉼터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 대리운전노동자쉼터 조성을 고려 중인 창원

12일 안상수 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유흥업소가 밀집한 성산구 상남동에 ‘대리운전 노동자 쉼터’ 조성을 골자로 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 방안’마련을 지시했다.

최근 열린 토론회 발제에 따르면, 경남도내 기사수는 5000명 가량이며 이 중, 창원·김해시 대리운전 기사수는 3000명 가량이다. 구조조정 등으로 중고령 노동력이 대리운전업으로 많이 몰려 평균연령은 51.5세다. 전업으로 대리운전을 하는 기사 비율도 63.9%로 높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경남지부을 비롯한 관련 단체에서는 대리운전 노동자를 비롯한 이동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이직, 금융문제 등을 지원하는 쉼터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창원시 강영희(무소속, 창원 나), 주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창원 나)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타지역 사례를 분석하는 것부터 이동노동 종사자의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며, "정밀한 타당성 조사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실 있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반응을 보였고, 안 시장이 이를 수용, 지시해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쉼터가 주로 밤에 운영돼 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관리에 난항을 겪을 수 있고 신축 및 관리에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내실있는 운영과 예산 절감을 위해, 곳곳에 위치한 주민센터나 관공서의 공간을 일부 개방해 확대하는 등의 지자체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