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서부신시가지 일대 미개발 학교예정부지를 두고 매각설이 돌며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는 의견과 공공시설 건립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계획대로 학교를 세워야 한다’, ‘복지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오가는 동안 3000여 평이 넘는 땅은 잡초와 쓰레기, 주차 차량 등이 뒤섞여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최근 시가 부지 일부는 공원과 주차장으로 조성하고 2/3가량은 주거용도로 변경해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부지 매각 반대’라는 표어가 적힌 현수막이 마을 이곳저곳에 붙기 시작했다.

한 주민은 “이제 와서 땅을 팔겠다는 건 초등학교가 들어올 자리라고 해서 일부러 주변으로 이사 온 주민들을 거짓으로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노를 표했다.

일부에서는 “학교 건립이 어렵다면 문화체육시설 등 주민들을 위한 공공시설을 짓는 것이 맞다”면서 “그 전까지는 난잡해진 부지를 정리해 화단을 조성하는 등 주민정서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행정당국과 주민간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전주시는 이미 한 차례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시는 해당 부지를 단독주택 용지로 전환 후 매각에 나설 계획을 밝혔으나, 부족한 공공문화시설이나 공원을 설치하라는 요구에 “결정된 사항은 아니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사업 추진이 반발에 부딪히자 그제야 주민과 머리를 맞대겠다는 갈지(之)자 행정은 2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주변여건과 재원마련 등에 대한 고려와 더불어 주민의견을 수렴해 종합적인 검토에 나서겠다는 것이 전주시의 방침이지만 뾰족한 활용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전주시 효자동 주택가 한 가운데 위치한 해당 부지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당시 학교 설립예정지로 지정되었으나 지난 2016년 전북도교육청이 학교 신설계획을 백지화하며 전주시가 소유를 넘겨받은 이후, 현재까지 용도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서부권 복합복지관 건립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지난 9월, 롯데마트 인근 시유지가 최종 결정되며 쓰임새를 찾을 기회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