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강제 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 성격을 띤 한국경제 제재조치로 수출규제에 들어가자 “경제보복 철회”의 목소리가 전국의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30일 일본강제징용 대상자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고, 피해자들은 일본제철, 미쯔비시 등의 자산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빌미로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0시부터 반도체 소재 3개 품목(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이뤄지자 전국의 시군 의회가 “경제 제재를 철회하라”며 잇달아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시민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전북에서는 익산을 비롯한 정읍·장수·부안·무주군의회 등이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잇달아 채택하고 나서고 있다.

익산시의회도 19일 열린 제218회 임시회 폐회식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익산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일본 정부의 경제 제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원칙’의 합의를 이룬 G20정상회의 선언뿐만 아니라 WTO 협정 등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며 “우호적 한일관계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 및 그 외 수출규제강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읍시의회는 지난 18일 “일본정부의 대한민국 수출규제 보복조치에 대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정읍시의회는 이날 “일본의 보복 조치로 우리의 핵심 산업을 무기로 삼은 부당한 조치이며 자유무역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다”며 “한일 우호관계의 근간을 훼손함은 물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질서를 교란시키고, 세계 경제에까지 악 영향을 초래할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장수·부안·무주군의회도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 일본 정부가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부품 소재를 무기로 삼은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와 시도의회 의장협의회도 일본 정부의 경제 제재와 관련 긴급 안건을 채택하고 경제보복 조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도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의회에서 220차 시․도 대표회의를 열고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규탄 결의문’을 긴급 안건으로 채택하고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도 지난 18일 충북 청주에서 6차 임시회를 열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보복조치에 대한 철회 요구 결의안’을 채택, 일본 정부의 보복조치에 대한 철회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일본과 경제, 문화적 교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던 부산지역에서도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해 들고 일어났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8일 “일본 정부는 제재를 즉각 멈춰야 한다”며 보복성 경제 제재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한일관계는 직접적인 부산의 문제이다”며 “아베 정부는 경제를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양국 신뢰관계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 제재로 그동안 교류가 활발했던 부산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경제, 관광 등 여러 분야의 타격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충남 서산에서는 전국아파트연합회 서산시지회 회원들과 시민들이 오는 22일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펼치는 등 전국의 지자체와 시군의회뿐만 아니라 시민들까지 나서 이번 일본의 경제 제재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