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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지역상품권 지급 두고 ‘갑론을박’

“아이들 몫을 왜 이용하나” 對 “지역경제 활성화, 가계로 이어질 것”

작성일 : 2018-11-12 17:51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아동수당을 지역화폐 등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전북 군산시가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아동수당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군산사랑상품권으로 지급형태 변경을 추진하자 논쟁이 일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중 일부는 주 소비처인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에서 지역상품권을 쓸 수 없는 불편을 호소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지역화폐와 아동수당은 지급 목적 자체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지역상권 발전을 위해 부모들에게 불편을 전가하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A씨는 “아동수당은 아이들의 기본적인 권리와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것은 오롯이 아동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아동수당 본래의 취지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모는 “지역경제 발전 명목으로 아이들 몫을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시장을 볼 때는 상품권을 쓰기도 하지만 아기용품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사고 있다”며 “두 가지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는 한 여성은 “아동수당을 고스란히 아이들을 위한 적금 등 은행 상품에 자동이체 시켜놓은 부모들도 많다”며 “아동수당으로 마트를 가든지 보험을 들든지 주 양육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등 SNS를 비롯해 군산지역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아동수당 지급형태 변경을 반대하는 글들이 속속히 올라오고 있다. 그 중에는 “시청 공무원 월급부터 군산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라”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시 어린이행복과는 “부모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단지 하나의 안(案)일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대성 어린이행복과장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다만 GM공장, 현대조선소 폐쇄 이후 구도심은 상권 붕괴라고 표현할 정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어려운 지역의 경제를 조금이라도 살려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동수당을 어떤 형태로 지급할 것인가를 놓고 종이상품권, 체크카드, 모바일상품권 등 세 가지 방식이 제안됐다.

 

황 과장은 “이 중에 종이상품권은 매달 배부하기도 어렵고 주민들이 불편할 것으로 예상돼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경기도 성남시의 사례처럼 체크카드 형태로 하거나, 한 단계 더 진보된 방식인 모바일 상품권,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군산시는 지난 9월, 지역경제 회생카드로 내놓은 ‘군산사랑상품권’이 1~2차 발행분 310억 원어치를 모두 판매하면서 내년에는 이를 더 확대, 2000억 원 규모를 발행해 유통시킬 계획이다.

 

어린이행복과는 이 같이 호응을 얻고 있는 지역상품권을 아동수당과 연계시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어린이행복과 측은 “가계에서 아이들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우리 지역에서 쓸 수 있도록 하자는 발상”이라며 “150억 정도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지역에서 소비가 늘어나면 위축된 경기가 살아나고, 점포가 회복되면 결국 각 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으로, “핵심은 150억에 달하는 돈이 지역에 남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상품권 사용으로 지역 내 소비를 확산시키고 돈이 돌면 일자리도 생기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복안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오는 17일 관내 부모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 자리를 통해 “먼저 아동수당 지급형태 변경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취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에 따른 부모님들의 여러 의견들을 현장에서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청회가 열린다는 사실이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까지만 공지되면서 인지를 못했거나 전달을 받지 못한 일부 부모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시가 이미 확정을 지어놓고 유명무실한 공청회를 진행하려 한다”는 말이 돌기 시작한 이유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 소식을 알게 됐다는 한 엄마는 “문자든 우편물이든 아동수당 받는 모든 가정에 통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개하기도 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별도의 공고문을 배포한 것이 아니라 매주 나눠주는 주간계획표 상에 표기해서 공지했다”며 “계획표에는 그 주의 식단과 행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내용이 들어가다 보니 미처 주말 일정까지 확인하지 못한 엄마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린이집과 유치원뿐만 아니라 시 홈페이지, 현수막, 분과별 월례회 등을 통해 꾸준히 홍보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총 1800세대 3000여명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에게는 금일 중으로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회자되고 있는 ‘아동수당 지급형태 결정을 공청회서 투표로 결정한다’는 소문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했다간 소상공인과 부모들 간 세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조경수 행정복지위원장 역시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의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분석하고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정지숙 행정복지위 부위원장은 “무엇보다 부모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래도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현금 지급이 편하지 않겠나”고 답했다.

 

군산시의 아동수당 지급 대상자는 1만2000여 명으로, 매월 13억여 원씩 연간 150억 원 가량을 지급하게 된다.

 

경기도 성남시는 현금이 아닌 형태로 아동수당을 지급한 첫 지자체로, 지난 9월 21일 대상자 3만898명에게 아동수당 총 33억 9800여만 원을 체크카드로 지급했다.

 

앞서 성남시는 아동수당을 종이형태의 지역상품권 지급을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체크카드 형태로 변경, 시행에 들어갔다.

 

성남시의회는 아동수당 10만원에 인센티브 1만원을 추가해 체크카드로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아동수당 상품권 지급 및 아동수당 플러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찬성 22표, 반대 13표로 통과시킨 바 있다.

 

체크카드는 성남 시내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일부 대기업 계열 상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의견부터 “지역경제에 보탬이 된다”는 주장, 여기에 “아직은 효과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행 한 달을 갓 넘긴 현재 인터넷이나 SNS에는 여전히 성남 아동수당 체크카드로 기저귀나 분유를 살 수 있는 곳을 알려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성남시 아동복지팀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분명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시행한지 채 한 달밖에 되지 않아 공개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가 아직 나오지는 않았다”며 “지역경제에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상세히 분석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동수당은 0세부터 만6세 미만(0~71개월) 아동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되는 것으로, 현재는 소득 하위 90% 가정에 해당되고 있지만 아동수당법 개정으로 내년부터는 소득과 관계없이 전 가정으로 지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아동수당법 시행령은 제10조에서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은 아동수당을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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