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녹사평역이 예술 작품과 지하정원이 구축된 지하예술정원으로 탈바꿈했다.

녹사평역은 2000년 서울시청 이전계획에 따라 환승역으로 계획돼 다른 지하철역에 비해 지하 1~5층, 6000㎡의 대규모로 지어졌다.

그러나 시청 이전계획이 무산되고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약 20년 동안 일반 교통시설로 이용되면서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하 4층에 위치한 대합실과 원형홀은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스쳐 지나가는 공간으로만 사용되는 등 개통 당시에만 반짝 관심을 끄는 데 그쳤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1년간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 녹사평역 전체가 정원이 있는 미술관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은 △세계적인 작가와 국내 중견‧신진 작가 총 7명의 공공미술 작품 △지하 식물정원 △시민 이용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녹사평(綠莎坪)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뜻으로, 지하 1층에서 5층으로 내려가는 과정을 빛-숲-땅 주제에 맞춰 숲을 지나 땅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로 조성됐다.

녹사평역 메인홀에는 벽면 전체에 얇은 메탈 커튼을 걸어 유리돔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에 따라 역사 내부가 시시각각 변하는 거대한 캔버스로 만들었다.

특히 지하 4층 대합실 천장은 뜨개질로 알류미늄 와이어를 장식해 녹색식물 터널 느낌을 받게 했으며, 빈 공간이던 원형홀은 600여개 식물이 자라는 식물정원이 됐다.

또한 가장 깊은 공간인 지하 5층 승강장은 딱딱한 플랫폼을 화사하게 전환키 위해 부드럽고 따뜻한 색연필 느낌의 미술 작품을 전시했다.

이밖에도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갤러리와 세미나실을 조성해 전시, 예술 프로그램, 강연회, 발표회 등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서정협 문화본부장은 “녹사평역은 일상적인 공간인 지하철역을 시민들이 공공미술을 접하고 머물고 싶은 장소로 바꾼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한편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서울은 미술관’ 페이스북이나 녹사평역 프로젝트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