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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획일적 잣대보다 지역 균형발전 고려해야

[기획]또 다른 자치단체 특례시…자치 확대인가, 시혜인가?

작성일 : 2019-04-24 15:30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편집자주>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9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민선지방자치 출범 이후 변화한 행정 환경을 반영해 30년 만에 기존의 법 조항을 대대적인 손질에 가한다. 하지만 또 다른 자치단체 특례시 출현을 놓고 자치 확대냐 또는 시혜를 놓고 찬반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기존의 광역단체·기초단체로 나눠진 지방행정구역 개념에 '특례시'란 개념을 추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에 '특례시'라는 행정적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이다.하지만 획일적 잣대보다는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 또한 만만찮다.

 


 

<이미지 출처 :수원시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있는 자치단체들이다.

 

앞으로 광역과 기초 사이에 ‘특례시’라는 단위가 새로 만들어진다. 광역자치단체 소속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권한은 더 커지는 기초자치단체가 탄생할 모양이다.

 

문제는 '무슨 기준으로 특례시를 정할 것이냐'다.

 

행정안전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는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에 특례시라는 행정적 명칭을 부여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현재 인구 기준으로 보면 수원(120만명), 창원(106만명), 고양(104만명), 용인(101만명) 네 개 도시가 해당된다.

 

인구 100만이 안 되는 도시들은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등 대도시만 더 커지고 중소도시는 줄어들 것이라는 이른바 ‘역차별론’이 불거졌다. 단순히 인구 숫자로 결정하는 것이 과연 특례시를 도입하는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논쟁이 한창이다. 인구 95만의 성남시는 위장전입으로라도 나머지를 메우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김병관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제안이유에서 “행정수요나 재정규모, 유동인구, 도시특성 등 각 지역의 전체적인 상황과 종합적인 현실을 인구수가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여건이 좋은 대도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오히려 지역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지 출처 :성남시청>

 

밤에 잠자는 사람 숫자? 낮에 활동하는 사람을 세야지!

‘거주인구’ 대신 행정수요 고려한 ‘생활인구’ 반영해야

 

은수미 성남시장은 “판교테크노밸리 등 관내에 집중된 첨단 IT산업과 제조산업 종사자 80% 이상이 용인이나 광주 등에 거주하고 있다”며 “행정구역 내 주민등록 인구에 의해서만 행정수요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주시 역시 지난 2014년 청원군과 통합한 이후 현재 인구는 85만명 수준이지만, 사업체 수와 법정민원건수, 자동차 등록대수 등 행정수요는 인구 100만 도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주시는 SKT통신데이터가 측정한 하루 생활인구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생활인구란 업무, 관광, 의료, 교육 등 일시적 방문으로 행정수요를 유발하는 인구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UN 역시 상주인구(Residence Population)가 도시서비스의 수요 및 공급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때 서비스 인구(Service Population)를 작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는 여기에 의사결정 기관은 총264개로, 100만 이상 도시인 수원(184개), 용인(128개), 고양(135개), 창원(261개)보다도 많다는 주장도 덧붙이고 있다. “인구 30만 명에 불과한 세종시가 특별시로 지정된 근거는 공공기관이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전주시내>

 

 

 

<‘지역별 지역소득 유출 현황’ 2017기준, 전북연구원>

 

 

지방에서 대도시로… 富의 ‘블랙홀’현상

비수도권·비광역시→수도권·광역시 ‘부익부 빈익빈’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인구 및 국토 공간구조 변화 전망과 대응방향’에 따르면, 인구분포의 공간적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과 광역시 일대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지방 대부분 읍면단위 인구는 줄어드는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람 있는 곳에 돈이 모이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재정적 차이가 이를 보여준다.

 

지난 2017년 결산액 기준 세입은 경기 77조, 서울 56조, 부산·울산·경남 53조, 대구·경북 43조에 이른다. 모두 광역시가 있는 권역이다. 이에 반해 강원 19조, 충북 15조, 전북 18조 등 광역시가 없는 곳은 1/3 수준에 그친다.

지역총생산(GRDP)와 지역총소득(GRNI)을 비교하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부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지역별 지역소득 유출 현황’에 따르면 소득역외 순유출입 상위 5개 지역을 모두 합하면 100조에 달하는 돈(서울 54조, 경기 19조, 부산 10조, 대구 10조, 대전 5조)이 대도시로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수치들은 정부가 끌고 가려는 방향인 국가균형발전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

 

 

 

<이미지 출처 :전주시청>

 

 

기울어진 운동장, 이제는 바로 잡아야…

지역주도 성장기반 조성해 ‘공정한 출발점’ 만들 때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 국가가 앞장서 주요 성장거점 중심으로 공항과 철도, 고속도로 등 SOC건설을 비롯해 대규모 중화학 단지 조성을 경제성장 산업정책으로 삼았다.

 

이후 90년대 들어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며 지역개발욕구와 함께 지역발전 권한과 재원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났다.

 

신산업 육성, 세계화를 위한 지역 간 경쟁 속에서 첨산산업의 수도권 집중으로 수도권은 거대화되고 대도시는 광역화됨에 따라 지역 간 격차는 심화됐다.

 

정부는 2000년대 이후 국가균형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중소규모 도시권의 경쟁력과 중심지 기능은 갈수록 약화됐다. 대도시권에 인적·물적자본이 집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에 수도권, 광역시 중심의 국토 발전축을 비수도권과 지방으로 전환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정책’이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특례시를 두고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지역간 균형발전의 국가적 의무 이행”이라고 표현했다. 김 시장은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 추진은 국가의 의무”라며 “전주시를 거점으로 광역시 없이 지난 50년 간 지속적인 후퇴를 거듭했던 전북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충북 중심도시인 청주시가 특례시로 지정된다면 국토균형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최초로 주민 자율통합한 도농상생지역으로 특수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인구가 100만에 못 미치더라도 특례시 인정을 통해 기구 조직뿐만 아니라 자치권 강화와 더불어 상생협력 사업 등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은수미 성남시장, 지난 1일 열린 특례시지정 토론회>

 

<김승수 전주시장의 설명을 듣는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 지난 2월 시민과의 대화>

 

저마다 ‘논리’ 구축한 지자체·정치권… 빨라지는 ‘특례시 시계’

 

1특별시(서울), 6광역시(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1특별자치시(세종), 8도(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1특별자치도(제주).

 

여기에 새롭게 추가될 특례시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되든지 탈락한 곳을 중심으로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례시 지정은 곧 인사·재정 권한 등의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각 후보 도시들은 지역 인사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중앙정부에는 날마다 특례시 지정을 호소하는 서명지가 속속 날아들고 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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