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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③ 융합교육 성공모델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기획] 취업난 속 대학, 융합교육에 길을 묻다

작성일 : 2018-08-29 08:25 작성자 : 홍재희 (obliviate@klan.kr)

 

네덜란드 와게닝겐 WUR(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 center)은 지난 1997년 국립연구기관인 DLO와 국립대학인 와게닝겐 대학을 통합, 기업과 연계된 융합교육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신기술농업의 세계적 성공사례 네델란드 –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네덜란드의 농업은 혁신·생산·가공·교육 등에서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농업분야 연구개발(R&D)·교육기관에서 개발된 신기술이 농업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적용되고 실현됐기 때문이다.

 

또 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은 열악한 자연환경 속에서 네덜란드가 농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큰 모멘텀(momentum) 중에 하나 역시 자연스럽게 축적된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적용을 통한 변화(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농업을 끊임없이 변모시켜왔기 때문이다.

 

농생명·ICT 융합교육 성공모델

열악한 자연환경 속 농업강국 견인

빅데이터 분석 소비자 욕구 맞춤 농업실현

 

네덜란드 와게닝겐(WUR)의 농업 기술연구 출발점은 ‘소비자의 요구’로부터 출발한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품을 구현키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적용해 낸다.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도 포함해서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미셀(Hupkes, Michiel) 박사>

 

이 대학의 미셀(Hupkes, Michiel) 박사는 “예를 들어서 설명하자면, 만일 빨간색 과일이 소비자를 사로잡는다면 빨간색 과일이 소비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빨간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이들을 조절하거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와게닝겐대학(WUR)의 연구방법이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어떤 분야나 대상의 니즈(needs)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상품이나 생산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실용적 노력의 결실이다. 1차 산업인 농업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결합되어 지역의 날씨를 비롯해 토양정보, 작물의 상태, 수확량, 소비자 기호까지도 예측이 가능하게 하는 선순환의 구조다.

 

와게닝겐대학(WUR)의 농업분야 연구개발(R&D) 분야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농업로봇 분야로 지난 2016년 공과대학과 협업연맹 4TU(4-Technical Universities)을 만들고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 와게닝겐 WUR은 산학연관 농업분야 연구개발(R&D)을 추진, 지난 2015년 파프리카 자동수확로봇 시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현재는 상용화 적용단계이다.

 

와게닝겐 대학 기업과 교류협력

학생, 현장실습·공동프로젝트 진행

기업, 문제해결 능력 갖춘 학생채용

 

와게닝겐 시에 위치한 와게닝겐대학(WUR) 인근에는 8개 도시에 걸쳐 대규모 식품클러스터가 자연스럽게 조성돼 있다. 마치 얕은 산 두 개 사이에 넓게 펼쳐진 협곡처럼 모여있는 것 같다하여 푸드밸리(Food Valley)라 부르게 되었고, 약 1만5000명의 전문가가 식품관련 전분야를 연구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집적지가 되었다.

 

와게닝겐대학(WUR)은 이곳에 입주한 기업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 연구와 교류의 협력토대를 만들고 학생들은 현장실습과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기업들에서 필요한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하며 자연스럽게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입주기업 신축현장>

<기업과 학교가 공존하는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기업과 대학의 만남은 상호보완 작용으로 기업은 대학의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고, 대학은 기업의 응용연구를 바탕으로 포괄적인 학문을 더해 실용적 혹은 실제적으로 필요한 연구를 수행한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 WUR은 농업과 식품분야에 많은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적극적 산학협력을 구현하고 있다. 이러한 WUR의 독창적인 노력은 세계의 농·식품 기업을 와게닝겐 WUR 캠퍼스 안으로 불러들였다.

 

2012년 캠피나(Friesland Campina), 2019년 입주를 준비하는 유니레버 N.V., 유니레버 plc(Unilever N.V., Unilever plc)가 바로 그 좋은 예이다.

 

와게닝겐대학(WUR)의 변화는 노동시장 직무와 역량분석에서 출발했다. 기업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많은 지식은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정작 단순한 실무적인 업무에 투입되면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문제인식이 있어 왔다.(“they might have a lot of knowledge, but they cannot use the hammer”)

 

이에 대학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했고 와게닝겐대학(WUR)은 기존 주입식 지식전달 교육에서 탈피, 교과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직무이해를 높이고, 여러 가지 도전과 체험을 통해서 문제해결 및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변화해 나갔다. 결국, 와게닝겐대학(WUR)에서의 변화된 교육은 산업 간의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이와 같은 실무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점차 바뀌어 나갔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심장 – 중앙도서관>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중앙도서관 – 다양한 정보 및 토론의 장>

 

교수도 이론을 가르치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직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 조력자, 개발자, 연구원 및 관리자로 점차 그 역할을 바뀌게 되었다.

 

학교 캠퍼스 안에 연구시설과 기업이 함께 들어선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WUR)에서는 교과과정에 기업 인턴십(internship)과정이 정규로 포함된다는 것은 이제는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대학, 교과과정에 기업 인턴십 과정 포함

기업, 대학에 현장서 필요한 실무과정 제시

 

기업은 학생들의 직업능력, 문제해결 및 적용의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실무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학교는 코치로서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여 기업으로부터 제시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이들은 함께 모여 제시된 과제를 해결해 가면서 최선의 방법을 직접적으로 체득하며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이론과 실습교육을 병행하는 새로운 교과과정에 만족하며 적응하게 됐다. 오전 8시에서부터 시작되는 이론교육이 12시경에 끝나고, 오후 2시부터는 시뮬레이션 자가실습, 그리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모여 협력하는 팀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 교수와 학생의 자유토론 수업>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 토론수업>

 

특히, 와게닝겐대학(WUR)의 수업은 실용중심의 수업으로 이뤄지며 기업은 대학교에게 문제를 제시, 교수는 제시된 문제를 인터넷에 올리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흥미로워하는 문제를 신청하게 되면서 융합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모인 다양한 학문분야의 학생들은 팀을 이뤄 2~3주 동안 제안서를 작성하고, 조사하고,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나눠 문제에 대한 답을 생각하게 된다.

 

<전주대 이정상교수와 네델란드 기업 썬캠 브란츠 인터뷰>

 

썬캠(SUNCHEM)에 근무하는 브란츠(Boudewijn Brandt)는 “학교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기업의 측면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와게닝겐대학(WUR)의 학생들이 기업과의 프로젝트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실용중심의 융합교육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미셀(Hupkes, Michiel) 박사는 “이곳 학생들은 이미 그들끼리의 소통을 통해 기숙사 청소를 비롯해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할지를 협상하고 있다”며 “와게닝겐대학(WUR)은 실용중심의 협상기술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시각을 협상을 통해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이곳 학생들은 학창시절에 현실세계에 직면하고 대화하며 문제를 풀고, 현실세계에서 피드백을 받아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미셀(Hupkes, Michiel) 박사는 “학생들은 배운 것만 아는 것이 아니라 여러 훈련을 받으면서 함께 일하는 습관이 배어 상황과 문제에 대해 훨씬 더 통합된 시각을 가지며 자신의 일에 다른 분야를 적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요즘 시대에 지식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지식을 쌓는 것을 가르치는 것보다 협업을 통한 다른 사고방식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 정보검색중인 학생들>

 

와게닝겐대학(WUR)은 실용중심의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사회에 진출하기 전 인턴십 과정에서 한국 대학과 차이를 보인다.

 

이곳 학생들은 학교생활 마지막 보통 6개월 정도 인턴과정인 학생 인턴십 과정을 거치게 되지만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취업 후 2~3개월간의 인턴과정을 통해 훈련과정을 거치게 된다.

 

미셀(Hupkes, Michiel) 박사는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해 기업관계자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기업은 졸업생이 오면 9개월 동안 다시 훈련을 시켜야 현장 적응을 한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와게닝겐대학(WUR) 졸업생들은 대체적으로 한 달 안에 숙련된 직원으로서 적절한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유학생 - 김겨레>

 

김겨레 와게닝겐대학 유학생은 “와게닝겐대학(WUR)의 가장 큰 특징은 인턴십 체제가 잘 되어 있는 것이며 대학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인턴십을 통해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를 알 수 있다”며 “이 과정에 실제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학생들은 이와 같은 산학연의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업과 본인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이 될지를 미리 경험하게 되고, 기업도 학생에 대해 알아가고 서로의 능력과 비전, 열정에 대한 정보들을 자연스럽고 투명하게 교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WUR 졸업생 취업걱정 없이 각계 진출 호평

국내 일부 대학도 WUR 융합교육 프로그램 접목시도

 

WUR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과 다국적 기업 등 비즈니스 분야 43%, 공공 부문 정당, 자문위원회, 연구기관과 교육기관 34%, NGO(non-goverment organization)단체 16%, 민관 협력기관 7% 등에 분포돼 있다.

 

다만, 졸업 후 어느 곳에 취업을 성공하였느냐에 집중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WUR 졸업생들이 어떻게 각 기업의 비전, 미래 선도 분야 기획, 비즈니스 고도화, 공공정책과의 연계, 교육과정의 내실화 그리고 세계인들과 함께 해야 달성 가능한 공공의 목표를 위해서 나아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WUR에서 배우고 연마한 문제해결능력과 경험, 그리고 도전정신을 토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해 볼만한 점이다.

 

한세(Eppink Hansje) 연구원은 “실제로 WUR에서 학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유럽 현지 학생들을 인터뷰해본 결과, 졸업생(alumni)의 대다수 약 95%가 유럽사회 전반의 각 요소, 각 분야에 취업해 그 역량을 성공적으로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WUR의 졸업생이라는 점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네델란드 와기닝겐대학 캠퍼스>

 

우리 교육시스템과 달리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WUR)은 기업과 대학이 상호 밀접하게 소통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는 체계로 발전되어 진행되었다. 일방적인 혹은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과정을 오랜 기간 유지해왔고, 이를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는 국내 교육체계와 종사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 때문에 국내 몇 개 대학들도 와게닝겐대학(WUR)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국내 접목을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글 싣는 순서>

1. 왜 융합형 인재인가

2. 인재양성, 과거 그리고 융합교육 현장

3. 융합교육 성공 모델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4. 융합만 하면 만사 OK인가

5. 융합형 인재양성의 나아갈 길

 

취재 홍재희·영상 박상호 기자

<본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취재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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