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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① 왜 융합형 인재인가?

[기획] 취업난 속 대학, 융합교육에 길을 묻다

작성일 : 2018-08-27 17:10 작성자 : 홍재희 (obliviate@klan.kr)

 

취업난 속 대학, 융합교육에 길을 묻다

 

<편집자 주>청년 실업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고학력 청년 실업은 더욱 심각하다. 대졸 실업자가 50만명 시대가 이를 말해준다. 대학을 졸업해도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가 마땅치 않다. 때문에 대학 재학 때부터 전공과 무관한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몰리고 있다. 대학 전공이 갈수록 그 실용성을 잃어가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반면 산업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은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기업 요구에 맞춘 융합교육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내 대학들의 기업 맞춤형 융합교육 실태와 해외대학의 성공 사례 등을 심층 취재해 6회에 걸쳐 게재, 융합교육의 방향을 제시코자 한다.

 

1. 왜 융합형 인재인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gence)시대 도래로 융합은 여러 분야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융합인재가 양성의 필요성에 따라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고 있는 물리적·디지털·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로 정의했다.

 

<전주대학교 실습 견학 ㈜하림펫푸드 정안공장 자동화시설 공정>

 

<전주대학교 실습 견학 ㈜하림펫푸드 정안공장 자동화시설 공정 설명>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 형태는 취업률이 대학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있어 취업률이 높은 대학이 바로 좋은 대학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1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 3년 주기로 평가를 통해 2020년까지 총 16만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해 A에서 E등급까지 등급을 나누고 D등급 대학은 ‘국가장학금Ⅱ’을 지원받지 못하고 최하위 등급 대학은 정원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취업률이 반영돼 취업률이 낮은 단과는 폐과와 정원 감축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취업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문, 예술분야의 단과는 유사한 학과끼리 통합됐고 그나마 여의치가 않은 학과들은 폐과가 이뤄졌다.

 

전북의 경우 취업이 되지 않는 대부분의 미술대학 순수미술학과는 폐과됐고 취업과 연결된 디자인과 요즘 핫한 만화과에만 집중되어 있는 추세이다.

 

이렇듯 대학들은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방안을 모색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이다.

 

<포스텍 - 연구실습에 열중하는 학생들>

 

OECD 기준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15~24세)은 2018년 1분기 10.2%를 기록, 2014년 1분기 이후 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전체 실업률 3.7%보다 청년실업률이 2.75배가 높았다.

 

지난해 말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표한 ‘2017년 대학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학생 기준 23.6%가 공무원·교사를 희망했다.

 

또 졸업 후 진로계획에 대해 ‘취업’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대학생 62.4%, 전문대학생 68.4%를 차지한 것은 우리사회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 문제를 청년층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 부족 즉, ‘일자리 미스 매치’를 들고 있다.

 

이러한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융합인재 양성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학들은 기업에 필요한 인재, 기업이 요구하는 융합인재를 양성해 취업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4차 산업혁명시대 산업현장은 융합형 인재 요구

대학구조개혁 추진은 정원감축·학과 통폐합 수준

 

교육부는 창의융합형(STEAM) 인재를 과학기술 지식뿐만 아니라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까지 고루 갖춘 인재로 정의했다.

 

이는 4차 산업의 핵심인 ‘기술의 융합’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6월 17일 ‘2018 아산국제의학 심포지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은 살아가고 일하고 노는 방식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혁의 소용돌이에서 한국이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융합에 적합한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하며 교육방식도 기존과 다른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융합연구센터에 따르면 융합을 과학과 문학 등 서로 다른 분야가 합쳐져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지는 것,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이 되듯이 새로운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 등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경계를 허물고 新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포스텍 – 자기주도적 연구과제 실현>

 

융합연구정책센터는 지난 2016년 인공지능, 차세대소재, 유전체정보, 신재생에너지, 사회재난, 스마트자동차, 건강관리서비스, 서비스로봇, 환경오염, 자연재해 등을 10대 융합 핫이슈로 선정했다.

 

이렇듯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산업사회에서 강조됐던 표준화되고 획일적인 지식의 인재에서 인문학적인 비판적 사고력에 기초한 창의적 사고 능력과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협업의 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정상 전주대교수는 “융합형 인재는 주변의 문제를 내가 풀 수 있는지에 대한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인간이다”며 “문제가 왜 문제인가, 내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목적이 나와 세상에 이롭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휴머니티를 가진 인재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 교육과정을 개정, 인문학적 상상력에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해 새로운 지식을 생각해서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공따로 취업따로 기업은 재교육에 이중부담

일부대학 융합형 인재양성 프로그램 가동

 

김진택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교수는 “21세기 지성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고 이에 맞춰 산업현장은 물론 사회는 기술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인재상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서는 “대학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전공에 한정되지 않고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지식디자인이 가능한 지식인으로서의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지식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꿔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 토론수업>

 

<연세대 – 세미나 수업>

 

산업현장은 지금까지의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협업의 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고 이러한 변화에 따라 대학도 새로운 지식인재를 만들기 위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의 변화는 A학과와 B학과를 합쳐 새로운 C학과를 만들어내는 경우와 A학과를 중심으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해 나가는 경우로 크게 두 가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당초 지난 2011년 공과대학 글로벌융합공학부를 만들어 IT융합분야에서 다양한 분야에 통섭 능력을 지니고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다빈치형의 창의인재 양성을 추진했다.

 

다빈치형의 창의인재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Leonardo da Vinci)가 회화, 건축, 기계, 해부학 등에서 방대한 업적을 남겼듯이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키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한 사람이 모든 능력을 갖춘 인재에서 더 나아가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

 

<포스텍 – 스스로 선정한 연구과제 실습>

 

포항 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는 자기가 연구하고 주제를 정해고 포스텍 전체에 있는 수업을 듣거나 지식을 습득해 융합인재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창의IT설계 수업을 통해 기술적인 숙련도 및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창의스튜디오 수업을 통해 습득된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

 

전주대학교는 이와는 다른 방향의 융합교육을 추진, A학과와 B학과를 합쳐 새로운 C학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C학과는 산업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자는 것을 바탕에 두고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상을 키우겠다는 것에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김은경 하림펫푸드 마케팅팀장은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는 한 전공에 국한하기보다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찾아 나아가고 그것을 개척할 수 있는 도전적인 정신을 가진 인재이다”고 말했다.

 

대학은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한 융합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은 물론 취업난 해결 등 적응력 높여나가고 있다.

 


<글 싣는 순서>

1. 왜 융합형 인재인가

2. 인재양성, 과거 그리고 융합교육 현장

3. 융합교육 성공 모델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4. 융합만 하면 만사 OK인가

5. 융합형 인재양성의 나아갈 길

 

취재 홍재희·영상 박상호 기자

<본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취재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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