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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수급계획 주먹구구…임용절벽에 교대생 반발

교육부 교사 증원약속 불구 미임용 쌓이고 선발도 줄어

작성일 : 2017-08-07 14:19 작성자 : 논설위원실 (k-lan@klan.kr)

문재인 정부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초‧중등 교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오히려 줄었다. 특히 서울은 작년의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교육부의 당초 계획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교사 수급 계획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장 임용 절벽 앞에선 교대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약속을 어겼다며 거리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1교실 2교 사제를 통해 교사 수급난을 풀어보겠다고 밝혔다. 벌써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만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라고 하지 않던가. 불쑥불쑥 던지는 주먹구구식 계획으로 우리 교육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는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최근 내놓은 2018학년도 공립교사 선발 계획을 보면 초등교사 임용 인원은 모두 총 3321명이다. 지난해 5764명을 뽑았던 것과 비교해 43%나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작년 846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105명으로 줄였다. 가장 많이 뽑는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1836명에서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868명만 선발한다. 임용고시에 합격하더라도 이들이 언제 임용될지도 모른다. 일선 학교에 자리가 나지 않아 발령을 받지 못한 미발령 자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전국 초등교사 미발령 자는 135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143명까지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현재 998명이 발령을 받지 못한 상태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현장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서도 교사를 대폭 늘려 뽑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지난 5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올해 교사 3000명을 추가 임용하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초등교사 6300명, 중등교사 6600명 등 총 1만 5900명을 증원하겠다고 보고했다. 1교실 2교사제를 운영하고,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면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들은 올해 추가 선발인원을 반영키 위해 4월로 예정됐던 임용고시 선발계획 공고까지 미뤄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선발 계획은 교육부의 계획과 딴판이었다. 교육부의 발표를 믿고 임용고시 준비를 해온 교사 지망생들을 임용 절벽 앞에 내몬 것이다.

 

국가 정책은 신뢰성이 생명이다. 설익은 정책은 성패 여부를 떠나 많은 피해자를 낳기 마련이다. 이번 교원수급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을 믿었던 전국의 교대생들과 임용고시 준비생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줬지만 사과 한마디 없다. 교원 수급 계획이 꼬이면 많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학교 현장의 혼란은 물론 사범대와 교육대의 입학 정원과도 맞물린 문제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명예퇴직 신청 교원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초등교사 1인당 평균 학생 비율은 16.9명이다. 선진국인 일본, 프랑스, 영국 등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이런데도 교사 수를 늘리겠다니 국민의 걱정 소리가 높다. 필요한 증원을 탓할 일은 아니다. 그보다 앞서 정확한 수요예측부터 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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