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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전형 자료 ‘학생부’ 기록, 신뢰성이 생명이다

학교‧교사 따라 제각각…기록 표준화해야

작성일 : 2017-08-02 09:44 작성자 : 논설위원실 (k-lan@klan.kr)

여름방학 동안 학생부를 기록해야 하는 일선 고교 교사들은 요즘 일부 학생의 무리한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내밀며 학교생활기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반영해달라며 떼를 쓰기 때문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 대학이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교사의 입장에선 제자의 장래가 달린 문제라는 현실적 인식과 원칙 사이에서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뒤집어 보면 대입 전형의 중요 자료가 되고 있는 학생부가 제대로 작성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학교에 따라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교사의 능력에 따라 작성되는 내용도 달라진다. 여기서 학생부의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다.

 

학생부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학생부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늘면서부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를 보면 2018학년도 대학 신입생 넷 중 한 명이 학교생활기록부 종합 전형(이하 학종)으로 선발된다. 특히 서울 소재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이 높다. 서울대는 내년 신입생 중 78.5%를 학종 선발한다. 고려대 62%, 서강대 55%, 성균관대 46% 등 주요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이 전국 평균을 웃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시 전형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약함으로써 학종 선발 비율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수능 성적이나 학과 성적만으로 뽑는 것보다는 선발의 다양성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사교육비 절감과 다양성은 학종 선발의 취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종 선발의 장점과 그 기본 취지가 날로 퇴색해가고 있다. 학생부의 특기사항 기록란은 스펙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학생들은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되레 더 많은 사교육비가 들어가다 보니 ‘금수저 전형’이라는 논란까지 일고 있는 마당이다. 학생부의 기록 내용이 중요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도 과도해지고 있다. 포장을 잘해주는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능력 있는 교사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생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는 곧 대입전형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송기석 국민의당의원이 지난달 조사한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7.6%가 합격‧불합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고 답할 정도다.

 

학교생활기록부 종합 전형은 학생과 고교, 대학 간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학생부에 과대 포장과 거짓 기록이 늘어나면 학종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학교와 교사도 학생부 종합 전형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 상당수 학교는 아직도 수능 중심의 일방적 강의식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수업을 발표와 토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은 학교의 책무다. 학교교육의 프로그램과 교사에 따라 학생부 기재 내용이 제각각이어서야 되겠는가. 적어도 어떤 담임을 만나느냐에 따라 입시 성적이 달라지는 ‘담임로또’라는 말이 나와선 안 된다. 학생부 기록 방식을 좀 더 표준화하고, 학생의 학업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공동 체크리스트를 개발 보급하는 등 학생부의 신뢰성을 높여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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