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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성공한 대통령을 위하여"

최영호 변호사 "대통령에 대한 환호가 퇴임하는 그 날까지 이어지길…"

작성일 : 2017-05-10 16:20 작성자 : 편집부 (k-lan@klan.kr)

촛불에서 시작된 장미 대선. 대통령의 잘못을 국민의 힘으로 탄핵하고, 그 힘으로 새로운 대통령까지 선출하였다. 제도권 내 평화적 혁명을 이루게 되었다. 축복 속에서 새 정권의 새로운 대통령은 선거 다음날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낮은 득표율과 소수 여당의 한계 속에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1987년 민주화, 그리고 헌법 개헌. 3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만개한 민주주의 제도 아래 6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런데 단 1명이라도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 대통령이 있었던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까지 모두 임기 말 가족과 측근 비리로 대통령은 슬픈 눈으로 사과하였고, 일부는 심지어 탄핵에 구속까지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 다 똑같이 임기 말 낮은 지지율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그중 일부만 해당하는 일이라면 이는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겠지만, 6명 모두 같은 일을 겪었다면, 이는 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 그리고 승자 독식 주의. 대통령 중심의 국정운영, 허울뿐인 입법부, 관료화된 사법부. 자연스럽게 우리는 우리의 대통령 제도를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부르게 됐다.

 

이긴 자가 모든 걸 차지하는 우리의 대통령제는 승자 독식주의의 전형이다. 국회 내 다수 국회의원은 이러한 우리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권력 분점을 위한 분권형 대통령제도로의 개헌을 주장했다. 20대 여소 야대 국회에서 2017년 대선 전 개헌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좌절되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대부분 대통령은 당선 전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한 번도 개헌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자신의 공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대통령제가 적합하였고,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은 굳이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는 자만을 갖게 하였다. 야당의 개헌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 흔들기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결국, 다음 정권의 개헌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렇듯 낮은 득표율과 여소야대 의회 구조에서 장미 대선의 주인공인 대통령도 성공은 어렵고, 임기 말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기존의 관행을 조금만 바꾼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어렵지만은 않아 보인다. 바로 ‘나눠 먹어라’라는 것이다.

 

개헌 이전에, 자신의 지지기반과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제발 상대방을 적폐와 구악으로 몰지 말고 대화와 타협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권력을 분점하고, 패배한 소수 정당이라 할지라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과감하게 국무총리와 장관의 지명권을 양보하여 행정부의 권한을 분점하여야 한다.

 

여소야대의 의회 구조와 대선에서의 낮은 득표율은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의 민의이다. 임기 시작부터 잉태된 위기를 그동안 실패한 대통령을 낳았던 제왕적 대통령제를 현행 헌법 제도하에서 바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비록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대다수의 국민은 새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 더욱 고개 숙인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다.

 

새로운 대통령은 제발 소수자의 대통령에 그치지 않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자신만 옳다는 독선에 빠지지 않고 권력을 나누길 바란다. 오늘 시작하는 대통령에 대한 환호가 퇴임하는 그 날까지 이어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최영호 변호사/ 법무법인 모악

 

 

 

<위 내용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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