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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금요일 조기퇴근’ 흐지부지되나

지자체·민간 확대 요원… 경기회복 영향도 미지수

작성일 : 2018-04-23 16:19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공무원 금요일 조기 퇴근’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월1회 ‘금요일 오후 4시 퇴근’을 장려하고 나섰다. 문화생활 등 소비를 늘려 내수를 진작시켜보겠다는 취지였다.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해서 ‘돈을 쓰라’는 것이었다.

 

각 부처 장관들이 앞장서서 제도를 장려하자, 일부 기관들은 높은 참여율을 보이기도 했다. 통계청의 경우 ‘금요일 조기 퇴근’ 뿐만 아니라 수요일은 초과 근무 없는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해 이른바 ‘칼퇴근’을 하고 있다. 작년 기준 전체 직원의 88.5%에 달하는 1900여명이 이러한 유연근무제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는 온도가 조금 다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금요일이면 조기 퇴근하는’ 집단유연근무제도를 시작한 경북 영천시는 현재 15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600여명 전 직원 대부분이 신청했던 시행 초기에 비하면 1/4수준이다.

 

영천시 관계자는 “중앙부처와는 달리 지자체는 대민업무가 많다”며 “지도행정 등 실제 현장 사정 상 근무시간을 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신청자가 감소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원인으로 “본인 생활 패턴을 고려했을 때 막상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근무자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국 최초로 ‘정시 출·퇴근의 날’을 지정했던 전북도의 경우 매주 수요일 ‘가족의 날’과 함께 정시퇴근을 장려한다. 이 날은 야간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오후 6시 퇴근을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전북도는 “국가직 공무원처럼 몇 시간씩 일찍 퇴근은 못하지만 ‘가족의 날’처럼 정해진 날 만큼은 정시에 퇴근하자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연근무제 활용현황 자료(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유연근무제 활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민간기업의 비율은 전체의 5%내외로, 이 중에서도 탄력적 근무제는 3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에서는 조기 퇴근이 아직 ‘먼나라 이야기’라는 자조섞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17년 4월, 인사혁신처·기획재정부·통계청·법제처 등 중앙부처는 장관 회의를 거쳐 한 달에 한번 ‘가족과 함께하는 날’을 정해 금요일 오후 4시 조기 퇴근 시행에 나섰다.

 

이 제도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오후 3시 퇴근을 권장하고 부족한 근무시간을 다른 평일에 보충하는 개념의 일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도입한 것으로,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내수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정부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몇 개 부처에 우선 도입해 내부 반응을 살핀 후, 전 부처로 시행 대상을 늘리고 지자체, 민간 기업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허나 금요일 조기 퇴근을 도입한 민간기업은 손에 꼽을 수준이다. 제도의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권고’나 ‘장려’ 수준에 머물러서는 민간까지 확대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입 취지 자체에 의문을 품는 사람도 많다. 얄팍해진 지갑 두께는 그대로인데, ‘돈 쓸 시간’만 보장한다고 경기가 회복되겠느냐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두 시간 일찍 퇴근한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오후 4시는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기에 어정쩡한 시간일 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에 다니는 지인이나 친구를 만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 주말과 연계해서 여행을 계획하기에는 빠듯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에 ‘제도 안착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은 보편화된 ‘주5일제’ 또한 5년간의 논의를 거쳐 7년간 단계적 시행에 들어가 이제 연착륙하기 시작했다는 평을 받는다는 것이다.

 

근무 여건이나 환경의 실질적인 변화는 사회 전반적인 ‘근로 문화’의 변화에 따른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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