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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자사고들의 반발…학부모‧지역사회가 시끄럽다

[기획] 보(保)·혁(革) 갈등 속에 빠진 자사고(自私高)

작성일 : 2019-04-05 16:29 작성자 : 전예은 (lovely1718@klan.kr)

 

<편집자 주>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에 대한 평가를 놓고 교육계가 시끄럽다. 교육당국과 해당 자사고의 갈등이 학교 동문과 지역사회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시도교육청은 평가를 통해 일반고 전환을 꾀하겠다는 것이고, 자사고들은 현행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그 갈등의 기저에는 수월성 교육이냐, 평준화 교육이냐를 놓고 벌이는 보·혁 교육관이 깔려있다. 자사고를 둘러싼 갈등의 현주소와 문제점, 해결 방향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2. 자사고들의 반발…학부모‧지역사회가 시끄럽다

 

교육당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두고 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 정치권, 교원단체까지 갈등이 커지고 있다.

 

5년마다 심사하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점수가 60점에서 70점(전북은 80점)으로 상향되면서 교육청과 자사고 측이 공방을 펼치는 모양새다.

 

이는 재평가 총점이 기준점수 미달일 경우 교육청에서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를 강화, 일반고등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에서 비롯됐다.

 

올해 재지정 평가영역은 △학교 운영 30점 △교육과정 운영 30점 △교원의 전문성 5점 △재정/시설여건 15점 △학교만족도 8점 △교육청 재량평가 12점 등이다.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 운영은 26점에서 30점, 24점에서 30점으로 각각 늘었으나 자사고에 유리했던 항목인 교원의 전문성은 8점에서 5점, 재정/시설여건은 20점에서 15점, 학교만족도는 12점에서 8점으로 줄었다.

 

반면 교육청이 감사 등의 지적 사례로 감점할 수 있는 폭은 5점에서 12점으로 확대됐다. 자사고가 모든 항목에서 ‘우수(A)’ 등급을 받을 경우 총점은 80점으로, 교육청이 12점을 감점하면 70점을 넘기지 못하고 탈락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지표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사회배려 대상자를 전체 입학생의 20%씩 선발하도록 변경, 대부분 지원자 미달로 감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유일하게 재지정 기준을 80점으로 올린 전북교육청은 ‘평가를 빙자한 명문 상산고 죽이기’로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전북교육청은 상산고에 사회배려 대상자를 뽑아야 하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평가 항목을 3%에서 10%까지 강화하기도 했다.

 

학부모 “자사고 폐지 평가 중단하라”

교육청 “집단 평가 거부 법과 원칙대로 대응”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을 두고 교육청‧학부모‧지역사회‧정치권까지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서울 자사고들은 운영성과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가 마감 시간 직전인 5일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일단 보고서를 제출한 뒤 평가 결과에 따라 행정소송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자사고교장연합회는 “교육청 평가지표는 부당한 평가로 자사고 폐지만을 위한 나쁜 평가를 거부한다”며 “이 기준이면 올해 평가 대상 13개 학교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전국 900여개 사립학교 법인 이사장을 회원으로 둔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중단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하기는커녕 선진국 교육 정책과 역행하는 자사고 폐지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자율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도 보고서 제출을 하루 앞두고 지난 4일 광화문 거리로 모였다. 주최 측 추산 서울 지역 22개 자사고 학부모 2500여명은 “자사고를 죽이기 위한 말살평가를 즉각 중단하라”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재지정 평가 연기, 평가기준 전면 수정, 평가 관련 회의록 전면 공개, 조희연 교육감과의 면담 등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특히 “자사고에 대한 평가는 우리 학부모들이 하는 만큼 교육청은 갑질을 멈추라”며 “일반고 전환을 전제로 한 평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기준점수 상향을 운영 성과평가 취지에 따라 ‘학교와 교육과정 운영 내실화’에 초점을 둔 것“이라며 “자사고 측의 재지정 평가에 대한 집단 거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전북교육청에 학교 운영성과 보고서를 제출한 상산고는 학부모와 동문, 지역 상인,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서 파열음이 날로 커지고 있다.

 

상산고 측의 공문과 평가기준 시정 요청에도 전북교육청은 “평가를 앞두고 이해관계인을 만나는 것은 공무의 공정한 수행을 저해할 수 있다”며 “자사고라면 재지정 기준 점수가 최소한 80점은 돼야 한다”고 입장을 굳혔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평가기준 조정을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에도 법적 문제가 없다며 7명의 평가위원을 위촉해 평가작업에 돌입,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상산고 지키기 운동은 학부모 국민청원을 시작으로 교육청 릴레이 1인 시위, 기자회견, 총궐기대회, 교육부 앞 침묵시위 등 상산고 총동문회와 학부모 비대위가 공정한 자사고 평가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성명서 제출과 중재‧면담 요청 등을 모두 거부하며 나홀로 불통 교육정책에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2019년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계획은 교육감의 독단적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꼬집으며 대정부 질문이나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회에서 다루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자사고인 동산고도 학부모 비대위를 구성해 릴레이 시위와 단식 농성 등을 벌이며 교육당국과 자사고 측의 대치가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자사고 재평가에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교조는 “자사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평가지표 역시 교육부가 이미 2014년에 정한 것”이라며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로 인해 고교 간 서열이 강화됐다”며 자사고의 거부를 생떼로 규정했다.

 

반면 한국교총은 “교육부와 교육청은 일방적인 자사고 폐지 등 교육법정주의 훼손을 중단해야 한다”며 “협의도 없이 새 기준을 지난해 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폐지 수순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글 싣는 순서>

1. 수월성 교육이냐 평준화 교육이냐, 끝나지 않은 갈등

2. 자사고들의 반발…학부모·지역사회가 시끄럽다

3. 일반고 전환만이 능사인가…교육자치 확대에서 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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