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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明과 暗-③

3단계 민간위탁, 효율성對공공성 무게 추 놓고 격론 예고

작성일 : 2018-06-20 18:05 작성자 : 김경모 (kimkm@klan.kr)

 

지난달 말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2단계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자연스레 3단계에 대한 우려도 같이 제기되고 있다. 1단계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자체 상당수는 정규직 전환에 소요되는 예산에 대한 부담은 느끼면서도, 이를 드러내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정부 초기부터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점 정책이다 보니 자칫 중앙정부와 삐딱선을 타는 것처럼 비쳐질까 한편으로는 말은 아끼는 분위기다.

 

특히 국비가 아닌 지방비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지자체 예산 범위 안에서 인건비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고민은 깊어진다.

 

비교적 기준이 명확했던 1, 2단계 전환 대상에 비해 3단계는 그 업무의 다양성과 복잡성으로 인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 2단계에서 해결되지 않은 혼란이 3단계까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콜센터 근로자, 사진의 특정 기관·업체·인물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콜센터·생활폐기물수집운반·사회복지서비스 등

정규직 전환 3단계도 혼란은 이미 예고

 

정규직 전환 3단계 대상인 민간위탁 업무를 두고도 앞으로 많은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민간위탁을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에서 ‘단순사실행위인 행정작용’, ‘공익성보다 능률성이 현저히 요구되는 사무’, ‘특수한 전문지식 및 기술을 요구하는 사무’, ‘기타 국민생활과 직결된 단순 행정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과 밀접한 지자체 콜센터를 비롯해 사회복지서비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등이 전환대상에 포함될 것인가를 놓고 지자체는 물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기초자치단체 콜센터 근무자는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얘기를 확실히 전해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자치단체와 올해 말까지 계약을 맺은 상태다. 콜센터가 3단계 전환대상 업무에 포함될지, 대상 범위가 어디까지 적용이 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계약해지에 따른 보상책이 마련될지 또한 미지수다. 전환 시점을 계약만료 이후로 정하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과 복지 혜택 등의 손해를 주장하고 나설 수도 있는 노릇이다.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예상되는 혼란 중 하나다.

 

이 콜센터를 아웃소싱업체를 통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측은 “아직 3단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내부적으로 별도의 검토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콜센터 뿐만 아니라 자원순환시설(소각장),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하수도처리시설 등 다른 부문도 정규직 전환에 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 라고 선을 그었다.

 

고용노동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실태조사가 끝난 이후 3단계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되지 않겠나는 전망이었다. 그 시기는 이르면 올해 말 내지는 내년 초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지자체에서 환경 관련 민간위탁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 역시 “우리 업무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면 젊은 직원들은 좋아하겠지만 담당 지자체나 회사 본사 측에서도 아직 어떤 지침 같은 것이 내려온 것은 없었다” 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분명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고령의 근로자들은 직고용 전환 과정에서 오히려 기존보다 불리해지거나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저소득층으로, 정년에 거의 접근했거나 이미 지난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근로자들은 정규직 전환이 된다하더라도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정년이 지난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돼 일자리를 뺏기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정부의 노인층 일자리 확대 정책에 거꾸로 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복지서비스 근로자, 사진의 특정 기관·업체·인물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지자체는 예산 때문 골머리…

불 보듯 뻔한 노사갈등

 

지자체가 전환 대상과 범위를 놓고 재원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 동안, 노동조합 측과 사용자 측의 이견도 더해져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간위탁 가운데 주민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문 중 하나인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을 놓고도 노사 양 측의 의견은 벌써부터 첨예하게 대립한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는 인력 이외 기존 업체의 차고지, 사무실, 차량, 휴게시설 및 분리시설 등에 대한 인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특히 논란이 예상되는 부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무엇보다도 근로자들이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고 매번 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는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했을 때 지자체는 일반관리비와 이윤 등을 포함해 최소 20%를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사용자 측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가 이번 정규직 전환 로드맵 3단계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단법인 한국생활폐기물협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생활폐기물처리 수집·운반의 경우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 중 76%인 173개 지자체가 민간대행으로 처리하고 있다.

 

대행업체 수는 1053개로, 종사 인원은 1만5700여명, 차량 등 장비는 모두 8800여대에 이른다.

 

소요되는 청소차량은 특수차량으로 고가의 장비 및 도심지 차고지 확보 등이 필수 요건으로, 평균 자본투자비용이 최소 20억원 이상 5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관계자들은 자본투자비 대비 수익률이 거의 없는 실정을 토로한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에 필요한 특수차량과 차고지, 사무실, 휴게시설 등에 투자한 만큼, 시설투자에 대한 적정 이윤이 있어야 운영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원가 산정시 필수 경비인데도 반영치 않는 누락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다.

 

지자체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 처리 대행비용과 관련해 매년 물가상승률 등 제로베이스에서 실 발생비용을 산정해 적정한 원가계산을 해야 하지만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비현실적인 원가 계산이 이뤄지면서 적정 이윤 보장은커녕 경영난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호소다.

 

이것은 지자체의 재정난을 일선 업체들이 떠안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각종 생활 폐기물, 사진의 특정 기관·업체·인물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업체 관계자들은 직영과 민간위탁이 혼합된 형태로 운영하는 지자체의 경우 민간위탁이 부담하는 운반량이 더 많다며 오히려 민간위탁 비율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임금 하향 조정 시 위탁 근로자들의 반발은 명약관화하기에 임금을 직영수준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며 일부 지자체에서 선도적으로 시행되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퇴직 연금 등 소요될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것이다.

 

사용자 측에서는 청소노동자라고 하면 아직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취약계층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일부 남아있지만 현실은 그 정도로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한 지자체의 경우 대행 위탁업체 근로자들이 받는 급여는 연 평균 4200만원(월350만원)으로 민간 중소기업 수준 이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에서 위탁업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게 되면 근로자들의 예상 급여는 연 평균 수천만원이 높아질것으로 예상되며, 1인당 연 평균 수천만원을 추가 지급해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각종 수당과 퇴직금 지급을 고려하면 지자체가 부담할 인건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직고용 전환 시 관리감독의 문제도 대두된다. 관리소홀을 지적하는 측에서는 지난 3월 일어난 환경미화원 살인사건을 예로 든다.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절차 없이 병가와 휴직서류 등을 팩스로만 처리하며 관리부실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관리자가 근로자들의 얼굴도 모르는 곳조차 있어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비판이다. 민간업체에서 직원들의 출퇴근 체크부터 꼼꼼하게 근태관리를 하는 것과는 천양지차라는 것이다.

 

사용자 측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가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돼야 할 근거로 근로기준법도 제시한다. 전국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년제 정규직 근로자’이므로 비정규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험 등 공채과정을 통한 입사기회를 일반 시민에게 동등하게 제공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은 1단계 추진 과정부터 계속 지적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내세우는 기회균등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다른 직종 민간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우리들도 정규직 전환을 해달라’는 것이다.

 

직접 고용 이후 각종 수당과 퇴직금 등의 가산방식 지급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분을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자체의 큰 부담이다.

 

대행 위탁업체의 특장차량 및 차고지, 건축물 및 시설물을 인수해야 하므로 업체와 소송가능성 또한 배재할 수 없다. 이 또한 지자체 입장에서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허가권에 대한 보상 및 소송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대행업체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허가가 아닌 대행사업구역의 권리를 취득한 것으로 해석해 직영화 방안으로 허가권을 취소할 경우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절차(손실, 손해배상)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허가권이 취소된 업체와 지자체 간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6년 프랑스 최대 노조 노동총동맹(CGT) 주도로 일어난 파리의 ‘쓰레기 대란’ 사태로 쓰레기 더미와 악취가 온 도시를 뒤덮어 마비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파리라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마저 하락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노동자들이 직고용 전환 이후 특정 단체에 가입한 이후 이들이 단체로 파업에 돌입했을 때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주장이다.

 

지자체에서는 직고용 직원들의 단체 파업 시 청소 서비스 중단에 대한 위기 관리나 대응 전략이 없는 반면 민간위탁의 경우 지자체와 계약 조건에 손해배상과 계약해지 등의 파업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직고용 전환 후 근로자들이 특정단체에 가입한 이후 이들이 단체로 파업에 들어갔을 때 예상되는 쓰레기 대란 사태를 우려하며 정부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업체 측은 민간위탁의 장점은 이외에도 지방정부의 조직 비용 인력을 절감하면서 시민에 대한 공공서비스 수준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 지방정부의 독점적 지위에서 공공서비스를 할 때보다 민간 기업들 간의 경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을 꼽았다.

 

무엇보다 단일 공급자에 대한 의존성을 줄여, 파업 등 서비스 공급의 취약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사용자 측의 의견이다.

 

<한 지방자치단체  소각시설, 사진의 특정 기관·업체·인물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지자체 눈치 싸움 언제까지?

복잡·다양한 민간위탁 사무 영역, 신중히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이미 앞서 1단계 가이드라인이 ‘예외 사유’ 등 지자체나 기관들의 자의적 해석 여지를 남겨놓아 이를 두고 일선에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한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촘촘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자체 현장에서는 3단계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따라 전환 대상 업무와 인원 등을 확정해 이를 기반으로 소요 예산에 대한 추정치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서울특별시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정책이 서울시정의 노동정책 기조이기도 하고,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도 최대한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나갈 예정”이라고 말하고 3단계는 정부의 방침이 나오지 않아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인천광역시는 1단계 대상인 공사나 공단 같은 기관은 행정안전부와 고용노동부 등과 직접 추진해왔지만, 3단계에 대한 논의는 차차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 측 역시 “3단계 관련해서 나온 이야기는 아직 없다”면서 “향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진행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정규직 전환 3단계 민간위탁분야에 대한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정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 하반기 이후 가이드라인 수립 과정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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